대선주자간 날선 공방 한나라, 갈등 점입가경
대선주자간 날선 공방 한나라, 갈등 점입가경
  • 뉴시스
  • 승인 2007.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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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4일 회동이 결국 서로간 감정의 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이날 회동 모두발언에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며 화합을 과시했지만 비공개회담에 들어가서는 "애 못 낳은 사람이 보육 어떻게 아냐고 하지 않았나" "한반도 대운하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했다"는 등 거친 발언을 주고 받으며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들과 대변인, 배석자 전언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비공개 회동에 들어간 직후 "이미 결정된 경선 룰을 왜 또 바꾸려 하느냐.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경선을 해야지 그것을 바꾸겠다는 것은 자기가 대선후보가 되겠다는 것 아니냐"고 포문을 열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현재 정해진 '8월 말, 20만명'에 당원·국민참여 비율을 5 대 5로 하자는 경선안은 내가 크게 양보한 것"이라며 "나도 현재의 협상안에 불만이 있는데 내가 고치자고 하면 또 고칠 것이냐. 현재 정해진 원칙대로 하자"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에 대해 "경선 룰을 이 자리에서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원 대 국민참여 비율이 실제적으로도 5 대 5가 되도록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면서 "그것이 시대정신에 맞다"고 맞섰다.
그는 이어 "다른 당은 오픈프라이머리까지 하는데 우리도 유연하게 가야 한다"면서 "당원 대 국민참여 비율을 5 대 5로 합의한 것과 관련, 나는 실질적으로 그 비율을 맞추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서로간의 네거티브(흑색선전.음해)를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 전 시장은 "4.25 재보선 당일에 박 전 대표 측의 한 의원이 라디오에 나와 '이명박의 한반도대운하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네거티브 공격이 나오면 당 지도부가 개입해야 하며 당내 부정부패에 대해서도 당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의 "나처럼 애를 낳아 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3생을 4명은 키워 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는 발언을 거론하며 "이 전 시장도 네거티브를 하지 않았나. '애 못 낳은 사람이 보육 어떻게 아나'라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비난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도 내가 마치 행정중심복합도시 법안에 대해 '군대라도 동원해서 막고 싶다'는 말을 한 것처럼 말하면서 '그런 분과 같이 대전에서 유세를 하면 표가 떨어지지 않았겠느냐'고 기자에게 말하지 않았나"라며 "난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맞섰다.
박 전 대표는 "그것은 우리가 공동유세를 안 한 것이 마치 내 탓인 양 당에서 말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기자에게 설명하다 나온 말"이라며 "대전에서 우리 둘의 공동유세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해 왜 내 탓을 하느냐"고 응수했다.
70여 분간의 비공개회담이 끝난 직후 서로 악수도 하지 않고 헤어진 이들은 이날 밤에도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은 이날 회동 후 두바이-인도 정책탐사시 동행했던 기자단과 저녁을 함께 하며 "본래 경선에 관한 한 이야기 안 하기로 통보를 받았다"면서 경선룰 이야기를 꺼낸 박 전 대표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회담분위기는) 담담했다. 나는 덕담만 했다"면서 "앞으로 남을 험담하고, 이런 것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이날 회동 후 일부기자와 만나 당에 경선룰을 일임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한 번 합의했으면 그걸로 마지막이다.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대선주자 화해를 위해 마련된 이날 회동에서 날카롭게 충돌함에 따라 한나라당 내분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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