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봉합 위해 대표직 사퇴 시기상조'
'갈등봉합 위해 대표직 사퇴 시기상조'
  • 승인 2007.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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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30일 "대표직을 사퇴해 당이 안정을 되찾고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제가 물러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물러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4.25 재보선 참패로 사퇴압박을 받고 주말동안 거취를 고민해온 강 대표는 이날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사흘 동안 번민을 거듭했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가 물러나면 당장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내 갈등과 혼란이 증폭될 것이며 자칫 당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런 상황을 반기고 즐길 세력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 경선이 끝나면 대선후보와 협의해 연말 대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4.25 재보선 참패와 관련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무엇보다도 저의 지역구(대구 서구)에서 일어난 구청장 과태료 대납사건에 대해 감독을 제대로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25 재보선을 앞두고 돈 공천, 후보 매수, 과태료 대납, 의협 로비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부끄러운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면서 "문제가 드러나면 일벌백계할 것이며 당 대표인 저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당 대표 직속으로 감찰위원회를 신설하겠다"면서 "당원들의 비리를 상시 암행감찰하고, 부정부패 혐의가 있으면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여의도연구소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정책네트워크를 더 탄탄하게 구축하기 위해 당 대표가 맡고 있는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직을 내놓겠다"면서 "그 자리에 당 정책의 CEO 역할을 맡을 명망가를 모셔 대표 눈치를 보지 않고 당의 진로를 공명정대하게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 대표는 이날 당 쇄신안으로 ▲당협위원장 재산.병역.납세내역 공개 ▲지방의원들의 상임위 관련 영리활동 금지 ▲부정부패 관련자 당원권 정지 및 출당조치 ▲공천심사위.윤리위 외부인사 강화 ▲당 선출직 비리에 의한 재보선의 공천 포기 ▲선출직 공직자 윤리교육 실시 등 당 자정기능 강화책을 내놨다.
그는 또 "후보의 당이 아니라 당의 후보가 되도록 당 중심체제를 확립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최고위원회에서 경선룰 논의 매듭 ▲당 선관위 검증위에 대선주자 캠프인사 배제 ▲선관위 산하 네거티브 감시위원회 설치 ▲핵심당직 개편 및 당직자 중립서약 실시 ▲당개혁 TF가동 ▲시.도당 위원장 선거 경선 이후로 연기 등을 제안했다.
강 대표는 당내 대선주자들에게도 쓴소리를 던지며 '당당하게 경쟁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등록한 예비후보는 당헌에 따라 상임고문으로 임명하겠으니 당으로 들어와 소통해달라"면서 "우선 이번 주부터 양자간 간담회를 격주로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캠프에 상근하는 현역의원 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당으로 돌려보내달라"면서 "주자들 해외순방에 동행하느라 상임위를 1주일씩 빼먹은 의원도 있는데 당은 누가 지키며, 대선공약은 누가 개발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캠프 인사들의 무분별한 발언이 종종 논란을 야기하고 당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으니 캠프 입장은 대변인을 통해 일원화해 달라"면서 "정도를 넘는 음해성 언동의 당사자는 윤리위원회에 회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 약점을 들먹이기보다 정책으로 당당하게 경쟁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 달라"면서 "당 방침대로 '공정경선ㆍ정책경선ㆍ상생경선'을 실천하겠다는 협약을 후보들끼리 맺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기자들에게 "내 모든 것을 다 던져 이야기 했다"는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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