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제39회 서울국제관광전과 제3회 세계관광산업컨퍼런스에 참가해 ‘전북특별자치도 관광설명회’를 열고 오는 ‘2026 세계미식관광포럼’의 전북 유치 도전을 공식 선포했다. 맛의 고장이라는 전북이 추진해 봄 직한 일이다.
세계미식관광포럼은 각국 음식문화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자리로 음식이 다양한 관광요소와 결합해 도시의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울러 재방문을 높이는 외래관광객 유치의 핵심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여행에서 멋진 경치와 지역 환경이 사람의 마음을 끄는 요소이지만, 맛있는 음식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요소가 된다. 눈으로 보고 느끼는 기억에 비해 혀끝에 맛으로 인식된 감각은 인간의 생존본능과 연계되어 더욱 깊게 각인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 맛의 역사를 지닌 전주를 포함한 전북이 세계미식관광포럼을 유치하는 노력은 지극히 타당한 시도라고 본다. 더구나 최근 한국 문화가 세계 각국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마침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최근 맛의 본고장이라는 전주의 음식이 과연 모두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전주 음식은 솔직히 ‘최고’라는 평점을 주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일부 업소를 제외하고는 비싼 가격에 비해 맛은 평범했다.
전주시 지정 업소라는 간판이 무색할 만큼 전주비빔밥이 재료도 부족하고 맛도 형편없는 업소도 있었다. 재료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비빔밥인데 일부 기본재료만 들어있고 전주의 특징을 나타내는 식재료는 아예 보이지 않기도 했다.
전주시가 평가할 때만 모든 재료를 넣고 일반 판매에서는 상당수를 빼는 방법으로 이익을 노리는지 몰라도 그런 상품으로 전주의 맛을 기억하게 할 수는 없어 보였다. 지정 업소라는 간판이 무색한 이런 업소가 전주의 맛을 버려놓는다.
최근 한국을 찾는 이들이 늘고 이들 대부분은 전주에 찾아와 음식 맛을 볼 터인데, 부실한 음식으로 나쁜 기억만 남기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미식관광포럼 유치에도 부실한 음식은 방해가 될 뿐이다.
전북도는 유치 행보에 앞서 전주 음식 맛부터 제대로 관리하여 찾아오는 이들에게 전주 음식의 진수를 알릴 수 있는 기본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통 음식은 본디 재료와 맛을 잃으면 그 의미와 가치조차 없어진다.
포럼 유치가 아니어도 전주시는 제대로 된 음식이 제공되고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담당 직원이 아닌 제3 자를 동원하여 수시로 점검하여 전주의 맛을 유지해야 한다. 비싼 가격에 비해 형편없는 맛은 지역 관광만 아니라 전북의 인심조차 저평가하게 한다.
전북특별자치도의 특별한 자치행정의 하나로 ‘전주비빔밥’ 특성을 완전하게 살리는 방법도 있다. 음식값도 턱없이 비싸기만 하고 맛은 평범한 수준인 업소도 있다. 이런 문제도 세심하게 살펴서 잊을 수 없는 ‘전주의 맛’을 유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