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체계화하자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체계화하자
  • 김규원
  • 승인 2023.05.22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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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하루 전 개최한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과 4·19혁명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UNESCO 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1894~1895년 조선에서 발발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기록물로 조선 백성들이 주체가 되어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했던 기억의 저장소로서 세계사적 중요성이 인정되었다.

이번에 등재된 기록물은 총 185건으로 동학농민군이 생산한 회고록과 일기, 유생 등이 생산한 각종 문집, 그리고 조선 관리와 진압군이 생산한 각종 보고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날 결정된 4.19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우리 역사에서 시민의식 변화와 민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건을 담은 기록들이다. 특히 동학농민혁명은 우리 전북의 정읍과 고창, 부안, 김제, 전주, 완주 등 각 지역에 걸쳐 진행됐던 자랑스러운 사건이었다.

동학농민혁명이 대단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지역의 토호나 벼슬아치, 양반 세력이 개입하지 않은 순수한 기층 농민이 주축이었기 때문이다. 지구촌 각지에서 일어난 저항운동이나 혁명은 모두 소위 지도층의 사주와 계획에 서민들이 동조하여 진행했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은 순수한 농민들이 관장(官長)의 폭정에 과감히 대들어 시정을 요구하면서 출발했고, 이어서 고창의 무장에서 진행한 무장기포 역시 기층의 농민들이 일본 세력을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들고 일어난 구국 운동이며 독립운동이었다.

신순철 기념재단 이사장은 동학농민혁명이 올바른 역사적 평가를 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세계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 가치를 전국에 알리는 것은 물론, 동학농민혁명 기록을 외국어로 번역하여 전 세계인들에게 보급하는 노력도 함께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재단은 이런 노력에 그칠 게 아니라 현재 동학농민혁명 관련 시군이 제각각 혁명 관련 행사를 치르고 정읍과 고창이 혁명의 발상지라고 주장하는 일까지 혁명의 전반을 정리하고 아우르는 노력이 절실하다.

기록물처럼 행사도 전북의 축제로 만들어 지역을 차례로 돌아가며 각각 다른 의미를 새겨보고 의미를 부여하는 행사로 묶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로가 아닌 통일된 계획으로 지역을 돌아가며 축제를 이어간다면 행사의 의미도 깊어지고 찾아와 참여하는 관광객도 늘 것이다.

기념재단 주관하에 전북도가 적극 나서고 관련 시군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전북의 혼을 세계에 떨쳐 보이는 장엄한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시군마다 어설픈 행사를 치러서 우리 스스로 혁명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어리석은 지역주의는 이제 타파하자.

혁명에 나섰다가 일본군에 희생된 혼령들이 어리석은 지역주의를 탄식하며 지하에서 통곡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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