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우중충한 마음
화창한 봄날, 우중충한 마음
  • 김규원
  • 승인 2023.04.0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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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화창한 봄 날씨인데 미세먼지가 뿌연 게 마음에 걸리지만, 천변에는 휴일 벚꽃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만원이다. 이미 조금씩 꽃잎이 기지 시작하는 마지막 벚꽃 상춘(賞春)인 듯싶다. 이제 곧 꽃잎이 비처럼 내리는 화우(花雨)가 시작될 것이다.

해마다 보던 벚꽃인데 올봄 벚꽃은 왠지 전처럼 멋지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일본의 국화(國花)여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필이면 봄이 열리는 즈음에 일본의 비위를 맞춘 윤 대통령의 알 수 없는 행보가 마음에 걸렸을 듯하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 갤럽이 지난 328일부터 30일까지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 30%, ‘잘못하고 있다’ 60%,라는 결과가 나왔다. 성별로는 남성 32%와 여성 28%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 응답은 18~29세에서 13%가 잘하고 있다, 70%는 잘못하고 있다.라고 응답했고 30대는 27%가 잘하고 있다, 61%가 잘못하고 있다. 라고 응답했다. 40대에서 17%가 잘하고 있다, 78%가 잘못하고 있다. 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6047%가 잘하고 있다, 70대 이상 노인들이 57%가 잘하고 있다는 응답으로 가까스로 30% 지지율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만 생각하고 국민만 보고 간다는 대통령이 국민의 여론을 깡그리 무시하고 마이 웨이를 고집하고 있으니 문제다.

그런데 이런 국내 여론조사보다 더 심각한 여론조사 발표가 있다. 얼마 전에도 잠시 소개한 적이 있는 미국에 본부를 둔 모닝 컨설트(morning consult)에서 매주 발표하는 글로벌리더 지지율보도에서는 더욱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 330(목요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76%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61%2,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41%8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키시다 후미오 총리는 얼마 전까지 20위 언저리를 맴돌다가 윤 대통령과 한일회담 이후 지지율이 29%대로 올라 15위로 상승했다. 20위까지 발표되는 순위에는 한국 대통령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그 아래에 22위까지 표시를 열자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2% 지지율로 21, 맨 끝에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19% 지지율과 73% 부정 평가를 기록하며 꼴찌에 랭크되어 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윤 대통령은 22위에 거의 고정되다시피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지지율 44%에 부정평가 41%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9월부터 10% 후반에서 20% 초반을 넘나들며 줄곧 바닥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16% 지지율과 81% 부정평가를 기록한 적도 있다.

모닝 컨설트는 조사는 전국적으로 성인 표본을 대상으로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진행되며 오차범위는 +/- 4.45%라고 한다. 이 회사는 각국 지도자의 지지율 추이를 그래프로 나타낸 결과를 보여주며 국정 수행 성과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런 부정 평가는 여전히 여론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이다. 최근에 일본에 무릎 꿇다시피 모든 걸 내어주고도 외려 더 많은 걸 요구하는 일본의 뻔뻔한 대응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다.

한일회담 후에 일본언론에서 잇따라 터지는 굵직한 문제들을 보면 회담에서 그들의 무례한 요구에 상당 부분 양보하는 메시지를 준 듯하다. 그런데 일본 언론의 보도가 터질 때마다 대통령실과 외교당국은 부인하기에 바쁘고 실제 대화 내용은 함구(緘口)하고 있다.

앞서 20일 산케이 신문은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 철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고, 22일에는 마이니치 신문이 누카가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했다는 칼럼까지 보도했다.

29일 일본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지난 17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접견하면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당시 대통령실은 수산물 문제는 두 정상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공개할 수 없다”, “멍게란 단어는 나온 적이 없었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들의 주장이 다르다면 어떻게 대화가 오갔는지를 정당하게 밝히고 일본에 정식으로 항의해야 옳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철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회담에서 언급했다는 일본언론의 보도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관련, 국민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만 했다.

일본은 언론을 통해 회담 내용을 조목조목 흘려 한국의 대응을 엿보고 있는 데 반해 우리는 공개할 수 없다.’는 외교적 원칙만 내세우며 우물우물 뭉그적거리는 태도를 보이니 국민은 답답하고 아무래도 우리가 모르는 엉뚱한 양보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지금껏 이 정부 들어서 뭐 하나 잘한 일이 없으니 국민은 불안하고 믿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할 것이다. 쉴새 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망신만 거듭한 외교였고 해외 행보였다. 나가기만 하면 망신이고 실수였다. 그러고도 사과 한마디,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정부, 이런 대통령은 나라 역사에 처음이지 싶다. 그런데 다시 미국을 방문한다니 또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 국민은 불안하다. 미국은 일본보다 힘이 훨씬 강하고 술수도 깊어 자칫 걸려들 수도 있으니 더 걱정이다. 에효! 어쩌다 이런 꼴이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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