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전북, 근본부터 고쳐야
부끄러운 전북, 근본부터 고쳐야
  • 김규원
  • 승인 2023.03.23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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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비슷한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지만, 다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사설을 쓴다.

미국에서 온 회원제 대형마트 코스트코 익산 물류센터가 지난 1월 입점을 취소했다는 기사가 3월에 보도되었다. 코스트코는 민간업체인 왕궁물류단지와 단지 입주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었는데 입주에 필요한 부지 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것이다.

왕궁물류단지가 지난해 연말까지 부지를 확보하여 각종 인허가와 기초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해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익산시는 코스트코가 다른 부지를 찾아달라고 했다는 등 궁색하게 변명했으나 이미 일은 물 건너간 상황으로 보인다.

이미 완주군에 쿠팡이 물류센터를 지으려다 토지 가격을 슬그머니 올리는 바람에 포기하고 광주에 대형물류센터를 지었던 사실이 있었던 일을 상기하면 그 원인이 우리 전북지역에 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전라북도에서 사업을 하려면 쓸개를 빼놓고 해야 한다는 말이 나돌 만큼 전북에서 건축사업이나 시설사업을 하려면 속 뒤 집어지는 경우를 감내할 각오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만큼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전북에 적응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는 뜻이다.

전북에서 사업을 위해 인허가를 받으려면 공무원들의 고자세에 질리고 시업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덤비는 크고 작은 생떼 집단이 몰려들어 온갖 요구를 해와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작은 문제라도 발견하면 침소봉대하여 여론을 일으키는 등 어려움에 직면하기 일쑤라고 한다.

익산 코스트코 문제도 왕궁물류단지가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 브로커가 개입하여 부지를 사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역발전이니 애향이니 하는 말은 그저 듣기 좋게 하는 말이고 뭔가 새로운 일이 시작되면 거기서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이 있어서 일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게 관련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기생충처럼 뭔가 일이 벌어지는 곳에 들러붙는 무리를 제거하지 않으면 전북은 이런 상태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런 일들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외려 부러운 능력으로 보는 도민들의 시각이다.

노력하지 않고 남의 약점을 잡거나 일을 가로막아 이득을 취하는 폭력배집단, 지역의 일부 토호세력이 전북의 내일을 어둡게 하는 것이다. 공직사회도 여전히 권위적이고 시민의 공복이라는 생각이 희박한 게 전통처럼 흘러오고 있다.

손바닥만 한 전북 내에서도 시군간 치열하게 이익을 두고 싸우는 좁디좁은 소갈머리를 고쳐 전북이라는 원 팀을 이루지 못하면 우리는 백년하청(百年河淸)’ 언제까지 이런 모습으로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좀 더 멀리 보고 미래를 생각하며 스스로 달라져야 전북이 산다. 특별자치도 전북이 되어도 지금처럼 해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일부 고질적인 인물들의 생각을 고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라도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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