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주을 재선거, 무공천해야
민주당 전주을 재선거, 무공천해야
  • 신영배
  • 승인 2022.12.0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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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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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5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6일부터 시작됐다. 전북의 최대 관심사는 이상직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전주을국회의원 재선거다벌써부터 지역 언론을 비롯해 호사가(好事家)들은 전주을재선거에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이 공천한 인사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는데 다시 후보를 내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라는 것이다.  부실한 후보를 공천해서 문제를 일으켰으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자숙하는 의미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이상직 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일부 인사들은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다시 말하면 민주당 공천작업에 들어갔다는 하마평이 무성했다. 아마 지금쯤 그들은 중앙당에 막강한 압력을 가하면서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 물밑공작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도내 정치인들은 어떻게든 민주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수십여 년째 체험하고 있다때문에 전북에서의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실이 이러니 당연히 유권자보다는 공천권자에게 충성하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전북의 정치는 마구잡이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게 극단으로 달리는 정치풍토가 오늘의 부끄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호남에서는 선거 때가 되면 민주당의 공천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여론조사를 대비한 당원모집, 집 전화와 휴대전화 불법 착신 등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일이 다반사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민주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겉으로는 상향식 공천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으로는 온통 거짓투성이다. 이 때문에 나름 중앙무대에서 정치경험을 쌓은 실력있는 입지자들을 전북지역 선거판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민주당 공천장을 손에 쥐는 게 정치의 목표다. 이유는 민주당 공천을 받아야 당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수족들을 기용해 민주당 공천을 받을 수 있는 세력을 단단하게 하는 일에 힘을 쓰는 정치풍토가 만들어졌다.

사슴을 보여주며 말()이라고 우기면 그게 현실로 인정되는 세상, 본인이 방귀 뀌어 더러운 냄새를 풍겨놓고 어느 놈이 방귀 뀌었냐며 호통치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만든 책임이 바로 최소한의 정치 도의도 없이 벼슬을 탐한 정치꾼들 때문이다. 물론 한쪽만 바라보고 있는 전북의 유권자들도 한몫을 했다.

·보궐선거를 이야기하자니 자연스럽게 지난해 412일 진행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생각난다. 두 지역 모두 민주당 단체장들이 부끄러운 미투사건에 연루돼 낙마한 지역이다. 당연히 민주당은 자숙하는 의미에서 당헌·당규에 규정한 대로 후보를 내지 않았어야 했다.

그런데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이라는 거대한 자리를 잃는 게 아까워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후보를 냈다그 결과는 완전한 참패였다. 서울 25개 구에서 단 한 곳도 민주당 후보가 이긴 곳이 없을 정도로. 민심은 뻔뻔한 민주당을 철저히 응징했다. 개표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7.5%,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39.18%를 얻었을 뿐이다.

부산시장 선거는 더욱 심했다. 부산 전 지역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압도적 우세를 보여 무려 61%를 얻었다. 부산의 인물이라는 김영춘 후보는 37.1%를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고 자숙하며 국민 앞에 용서를 빌어 성난 민심을 달랬어야 했다.

양대 도시 재·보궐선거 참패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기죽어 있던 국민의힘은 선거 결과를 민심으로 돌리는 데 주력했고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되어 코앞에 닥친 대선 분위기를 싸늘하게 식혀버렸다.

사고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하는 건 정당의 당헌·당규를 떠나 책임정치의 기본이다. 자당이 후보를 내어 국민이 표를 준 덕분에 당선되었는데. 그 당선자가 치명적인 잘못으로 낙마했다면 부끄러워서라도 자숙하며 후보를 내지 않는 게 당연하다.

뻔뻔하게 후보를 내서 아까운 인물들을 정치판에서 몰아내고 국민 여론을 뒤집어 버렸다. 그리고 검찰총장을 지낸 국민의힘 후보에게 국정 최고 책임자 자리를 선물했다. 어디 그뿐인가? 대선 후유증은 무능한 민주당으로 국민에 각인돼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까지 말아먹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런 일들이 벌어진 뒤 1년도 되지 않았다. 다시 전주을재선거는 전 이상직 의원(당시 민주당)이 법을 어겨 낙마한 선거구다. 그런데도 민주당 당적을 가진 모 입지자는 당헌·당규상 무공천 대상이 아니라며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염치없는 목소리로 들린다. 민주당 중앙당도 무공천을 기본 입장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은 선거에서 패배해 국민의 눈에 초라하고 실력 없는 정당의 모습만 보인 민주당에 정치적 명분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데 당심이 기울고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민주당의 전주을공천은 후보가 당선된다 해도 크게 얻을 게 없다. 더구나 민주당에 지루함마저 느끼는 시민들의 반발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2024 총선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최근에 전북특별자치도법을 위시해 전북 현안에 심혈을 기울여 온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이미 20대 총선 때, 해당 선거구에서 당선한 이력이 있다. 지역의 현안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정 의원을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공천을 할 경우, 민주당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가장 높다.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후보를 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민주당은 이번 전주을재선거에 공천하지 않고 자숙해야 한다. 오히려 당면한 전북 현안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 텃밭이라는 전북의 민심마저 잃게 된다.  이번 재선거에 공천하지 않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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