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추모 촛불 집회…"책임 규명"
이태원 추모 촛불 집회…"책임 규명"
  • 고주영
  • 승인 2022.11.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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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 시청역 앞 집회…"尹 퇴진" 정치 구호도
원불교 강현욱 교무 "또 다른 큰 상처 남아버렸다"
5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촛불행동 주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 일주일째인 5일 서울 도심에서 추모 촛불 집회가 추운 날씨 속 차분한 분위기로 열렸다.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 7번 출구 앞부터 숭례문 로터리 앞 도로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 촛불' 집회가 열렸다.

쌀쌀한 날씨에도 자녀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추모객들이 눈에 띄었고, 20대 청년들과 외국인 등 남녀노소를 가릴 거 없이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집회 시작 전 촛불행동 측은 시청역 7번 출구 앞에 천막 부스를 차리고 오가는 참석자들에게 검은색 근조 리본과 종이컵을 씌운 양초, "퇴진이 평화다" "국민들이 죽어간다" 등의 메시지가 적힌 손팻말을 나눠줬다.

천막 부스 한편에는 흰 포스트잇에 추모 메시지를 적어 붙이도록 패널도 마련됐다. 다양한 나이대의 남녀노소는 물론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단위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물품을 나눠주는 부스 앞에 20~30명씩 줄이 길어지기도 했다.

촛불행동은 이날 집회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원인 분석과 책임 규명, 책임자 처벌, 개선 대책 마련 등 세 가지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어 추모 집회는 원불교, 불교, 가톨릭, 개신교 등 4대 종단의 종교의식으로 시작됐다.

원불교 강현욱 교무는 "우리 사회에 세월호 참사의 큰 아픔이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또다른 큰 상처가 남아버렸다"며 "황망하게 떠난 이들이 세월호때와 같이 2차 가해로 상처입지 않게 함께하겠다"고 애도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를 도왔다는 김운기씨는 "시민들은 무질서하지 않았다"며 "다같이 한명이라도 살리려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사람들을 큰 길로 옮기고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유족 장훈 4.16안전사회연구소 소장은 "여러분 탓이 아니다. 자책하지 마시라"며 "절대 놀러가서 죽은 게 아니다. 놀면서 국민을 지키지 않은 자들의 잘못 때문에 죽은 것"이라며 울먹였다.

집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가 진행됐지만 정부를 향한 격한 비판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촛불과 손팻말을 들어올리며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당초 5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주최측 추산 집회 직전인 오후 4시50분 기준 2만명이 참가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인파는 더욱 늘었다. 오후 7시30분 기준 주최측은 6만명 참석을 추산했다.

한편 보수 성향 단체인 신자유연대는 오후 4시부터 삼각지역 인근에서 '맞불' 성격의 촛불행진 규탄 집회를 열었다. 주최측 추산 10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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