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관광재단 인사, 이대로는 안 된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인사, 이대로는 안 된다.
  • 김규원
  • 승인 2022.10.2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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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이사장 선임을 두고 도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열어 후보자를 검증한 결과 음주운전 등 부적격 사항이 드러난 인물을 도지사가 임명을 강행해 문화예술계의 반발을 샀다. 더구나 타지역 사람이어서 전북 문화계와 접점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더니 지난 17일 공개 선발한 재단 사무처장에 문화계 인사가 아닌 전직 도의원을 합격자로 낙점해 또 한 번 말썽을 빚었다. 타지역 출신 이사장에 정치인 사무처장을 임명한 도지사의 정실인사에 문화계는 분노하고 있다.

전주일보는 이미 지난 106일 자 <엇나가는 전북도 투자기관 인사>라는 서설을 통해 논공행상식 전북도 투자기관 인사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화관광재단은 당시에도 지적했던 것처럼 도 산하기관 업무평가에서 계속 최하위나 차하의 등급을 받았다.

그동안 재단을 이끄는 이사장 선임이 도지사의 의중에 따라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도내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문화관광재단이 본디 목적인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기여하지 못하고 있어 불만이 팽배해 있었다.

기실 문화예술계는 장르별 경쟁의식도 심하고 같은 장르에서도 여러 파벌이 존재하여 은근히 서로 견제하는 분위기여서 화합이 어려운 상태이다. 이런 환경에서 광주 출신 인사를 이사장에 임명한 일은 문화예술계를 깡그리 무시한 처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지역 언론과 문화예술인들이 한 목소리로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쇠귀에 경읽기였다. 그렇게 맘대로 할 거면 임원 추천위원회 이름을 빌릴 것도 없고 도의회에서 청문절차를 거칠 것도 없었다.

이미 내정해두고 형식적으로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청문절차를 거치는 자체도 낭비다. 그냥 도지사가 알아서 할테니 그런줄 알라하면 될 일이다. 사무처장도 그냥 임명할 일이지 짐짓 공모 절차를 밟아 들러리로 응모한 이들을 물 먹이는 건 또 뭔가?

다시 생각하면 도지사가 도민을 우롱하고 속인 셈이다. 도내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듯 거세게 분출되어 재단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상당수 예술인은 재단 무용론을 외치며 차라리 해산하라고 성토한다.

낙하산 인사에 따라 부임한 이사장들은 재단 내부의 갈등으로 말썽을 빚었고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게 슬며시 왔다가 임기만 채우고 갔다.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자리만 채우다가 가는 이사장에 예술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재단 이사장은 문화예술인들의 소망대로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 가운데 공개 모집 형식으로 신망있는 인사를 선출하여 본디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게 해야 한다. 예도전북(藝道全北)이라는 이름조차 잊혀진 전북의 예술 현주소를 정실 · 보은 인사혁파로 되살릴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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