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청년정책, 근본 생각부터 바꿔라
전북도 청년정책, 근본 생각부터 바꿔라
  • 김규원
  • 승인 2022.10.18 1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7일 전북도의회 이명연 의원이 도정질문을 통해 부실한 청년 주거정책을 질타했다. 청년인구 유출을 막고 청년층의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청년들이 쉽게 들어와 살 수 있는 주거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전북도의 현실에서 가장 다급한 문제가 청년인구의 역외유출이다. 이 의원이 제시한 통계는 최근 5년간 평균 매년 청년인구가 14,705명씩 줄었다고 했다. 도내에서 줄어드는 인구의 86.8%가 청년이라는 것이다.

정말 심각한 문제다. 가뜩이나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데 그 줄어드는 인구의 거의 대부분이 청년인구라면 전북도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젊은이가 다 빠져나가고 노인들만 사는 지역의 내일은 생각하기도 싫은 유령도시로 전락이다.

젊은이들이 있어야 지역에 활력이 돌고 그들이 결합하여 자녀를 출산해야 인구가 유지된다. 노인들만 사는 끔찍한 도시의 모습, 영화에서나 봄직한 일이 오래지 않아 현실로 닥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이런 현실에서 그동안 전라북도는 청년정책이라는 말뿐이었고 청년인구 유입이나 그들을 붙잡아 앉힐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 오로지 표를 주는 노인들이 좋아할 정책이 주를 이루었고 고리타분한 군자삼락에서 빌려온 삼락농정에 매달렸다.

젊은이들이 기대하는 미래를 찾아볼 수 없고 아직도 묵은 시대의 가치관에 찌든 장년과 노년들이 세상의 흐름을 막고 있는 전북이다. 그런 답답한 현실에서 견딜 수 있는 청년이 없으니 전북의 청년인구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명연 의원이 지적한 청년 주거지원 문제도 물론 필요한 일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청년들이 전북에서 미래를 바라볼 수 없다는 점이다. 나날이 새로워지는 세상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자신들의 아날로그시대 경험이 세상의 전부인 것으로 착각하는 지도층 아래서 청년은 꿈을 펼칠 수 없었다.

젊은이들을 사회의 모든 조직 안에 끌어들여 그들에게 내일을 묻고 앞장세우는 과감한 시도가 절실한 오늘이다. 장년이나 노인들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청년세대의 모든 생각과 가치관, 사유의 흐름이다.

청년 관련 예산이 얼마냐 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을 제도권 안에 받아들이고 함께 가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과거의 100년간 변화가 오늘에는 단 1년만에 이루어진다. 지게 지고 논두렁을 걷던 시대가 아니라 KTX가 달리는 시대라는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젊은이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으로 시선을 맞추어 함께 바라보며 어른 세상의 시각을 바꾸어야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다. 사회가 인정하지 않고 희망도 없으니 떠날 수밖에 없다. 청년정책은 청년들에게 물어가며 그들이 주도하도록 해야 바른 정책이 나온다. 집세를 대신 내주는 정도로 청년의 마음을 잡을 수는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