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速道路를 세워보자!)
(超速道路를 세워보자!)
  • 고재홍
  • 승인 2009.01.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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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速道路를 세워보자!)



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번 구정은 폭설로 하행길이 주차장을 방불할 정도로 정체가 극심했다.

특히 전라도로 향하는 서해안과 경부고속도로 정체는 상상을 초월했다.




수도권 인구 1/3이 호남 출신이어 구정과 추석에는 항상 반복된다.

70년대 산업화 대열에서 소외됐던 전라도 농민의 무작정 상경과 빚에 내몰린 야반도주는 극심했다.

한 때 '연탄 배달부, 목욕탕 때밀이, 중국집 배달원'은 물론 드라마에서 악역이나 저소득층 역할은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며 자존심 상해 하던 일도 많았다.



이들의 귀향은 70년대는 기차를 이용한 반면 80년대는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점차 자가용도 늘어 성공의 척도가 됐다.

"누구 몇 째 아들이 서울에서 사업이 번창해 자가용을 끌고 왔다"는 소문이 동네방네 퍼졌으며 향우회에서 마을별로 귀향버스를 한 두대 전세를 내기도 했다.



당시 출향 호남인들은 열차에서 짐짝 취급을 받으며 열 몇 시간 걸려 귀향했고, 전라도로 통하는 호남고속도로는 1996년말에야 왕복 4차선이 완공돼 '귀향길은 귀양길'이었다.


서울역 광장 매표소에는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한 완행 입석표 구하려 밤새 장사진을 이뤘다.



도로와 철도는 이처럼 사람과 물동량을 타지역으로 이동시키는 중요 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pital)이다.

산소와 영양분을 인체에 전달하는 혈맥처럼 교통량을 각지에 전달해 주는 통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도 철도에 이어 이제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국토를 연결시켰다.


히틀러가 "수레와 말에 의한 교통이 수레와 말을 위한 도로를 만들었고 기차는 궤도(軌道)를 만들었듯 자동차도 자신을 위한 자동차도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해 세워진 독일 아우토반(Autobahn)이 고속도로 시초다.


고속도로는 expressway라 하는데 특히 완전 출입제한을 한 것을 freeway라 한다.



한국의 고속도로는 1968년 경인고속도로가 완공되면서 일반화됐다.

경부, 호남, 남해, 영동, 구마, 88은 물론 대전∼통영, 서해안, 천안∼논산 고속도로 등이 잇따라 개통됐다. 이밖에 중앙.중부.제2 경인선, 제2 중부선, 익산∼장수 등이 개통됐으며, 전주∼광양 등 많은 고속도로가 건설된다.


그러나 최고속도가 '3人1車' 시대에 뒤져 고속도로보다 수준 높은 가칭 '초속도로(超速道路)'를 건설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무제한 속도가 아니어도 시속 1백50㎞ 안팎을 달릴 수 있는 도로 말이다.


고속도로가 총 8500km인 독일은 일찌감치 속도제한 논쟁을 거쳐 세계적으로 유명한 메르체데스 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고급 승용차가 시속 160km 안팎 고속질주를 즐긴다.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달릴 '서해안고속도로'는 저지대 평야부에 최신기술로 개통됐지만 시속 1백10㎞에 불과하다.

김제에서 목포까지 달려본 경험으로는 1백50㎞ 안팎 달리는 차량이 부지기다.


서김제 IC에서 목포까지 1시간여 밖에 걸리지 않했고 대부분 차가 훨씬 빠른 속도로 추월했다. 일반국도도 자동차전용도로를 중심으로 제한속도보다 빠르게 달리는 차량이 무수하다. 그만큼 도로와 차량사정이 좋아졌다.



시속 150㎞ 안팎으로 달릴 가칭 '超速道路' 건설 당위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속전철 시대'로 시속 2백㎞ 이상 달리는 경부 및 호남고속전철에 비해 고속도로는 너무 경쟁력이 떨어진다.

고속전철보다는 느리지만 나란히 달릴 경쟁력 있는 도로가 나와야 한다.


둘째, 남북한 통일시대에는 '하루 생활권'이 무색할 정도로 국토 범위가 넓어진다.
목포에서 인천을 거처 최북단 러시아 경계까지 1500㎞에 육박해 꼬박 열 다섯시간이 걸린다.

시속 1백50㎞ 이상 달릴 초속도로가 도입돼야 하루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다.


셋째, 도로건설 기술과 능력이 고도화 돼 노폭을 늘리고 터널과 교량을 통해 급커브와 급경사가 없는 수준 높은 도로 개통이 가능해졌다.



넷째, 안전도 높은 최고급 차량생산이 가능해 타이어 등 성능을 더욱 개선하면 안전도에도 문제가 없다.



설계기준을 강화한 도로를 세워 일정 수준 운전경력을 가진 국민만 운전하게 하는 가칭 '超速道路' 꿈이 현실화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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