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금융중심지 지정, 꿈만 꾸다 말 것인가?
제3금융중심지 지정, 꿈만 꾸다 말 것인가?
  • 김규원
  • 승인 2022.09.15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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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혁신도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정식으로 거론된 건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지정은 말뿐이고 기존 중심지의 반발로 진척이 되지 않았다. 전북은 수도권 공공기관 추가 이전 기회에 금융관련 기관을 추가로 전북에 이전하여 제3금융중심지 지정 여건을 강화하려했지만, 금융계의 냉담한 반응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89월에는 부산상공회의소가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정식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2009년 제2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이래 금융공기업 몇몇이 이전했을 뿐 증권사 한 곳도 부산으로 이전하지 않아 동북아·해양파생금융중심지로 발전은 요원하다.’라며 제3금융중심지 지정 추진은 지역민심 달래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2019412일 금융위원회는 제37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를 연 뒤 전북 혁신도시의 경우 현재 여건으로는 금융중심지로 지정되기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여건이 갖춰질 경우 추가 지정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내 정치권과 도민들은 금융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하고 항의했지만, 여건 미숙 등 위원회의 결정에 반박할만한 근거가 부족했다. 그 뒤에 SK증권과 우리은행 자산수탁 사무소가 문을 열었고 2020년에는 무궁화 신탁 전략산업 본사와 현대 자산운용 전주 혁신도시 본점도 열렸다.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 문제도 말만 무성하고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바톤이 넘겨진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건만, 여전히 지정은 불투명하다. 공약이라지만, 핵심 공약이 아닌 마지못해 공약에 포함한 립서비스 공약이 아닌가 싶다.

김관영 도지사가 14일 국민연금공단 김태현 이사장과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을 만나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 등을 논의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가 다시 불을 지필 듯 보이지만 성사 여부는 글쎄.

우리 전북이 추진하는 일이나 전북에서 진행하는 일이 순조롭게 돌아가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이런저런 사업이 구상되면 정작 일을 성사시키는 지역은 따로 있었다. 요란하게 떠들기만 하고 타 자치단체에 아이디어만 제공하는 전북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도 없는 일들이 금세 진행되는 듯 정치권의 입을 통해 알려지면 언론들이 다 된 일인 듯 대서특필하고 나선다. 그러면 타 자치단체서 내용을 알아보고 재빨리 계획과 여건을 만들어 가로채 버린다. 전북은 입으로만 사업을 추진한다.

쓸만한 사업은 타 자치단체가 선점하고 뒷북이나 치는 사업일랑 제발 그만두자. 인맥도 여건도 없고, 열의도 없는 과거 단체장의 자세는 답습하지 않아야 한다. 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도 희망고문만 계속할 게 아니라 냉정히 검토해보고 아니라면 아예 잊어야 한다.

남원 공공의대 설립, 3금융중심지 지정, 갯벌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 유치, 전북특별자치도 지정 등 전북 관련 현안들은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으로 흘러가고 저마다 생색은 열두 발인데 결과는 없다. 여건 없이 얻어걸릴 행운을 바란다면 아예 포기하고 가능한 일만 추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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