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민생, 행동은 밥그릇 싸움
말로는 민생, 행동은 밥그릇 싸움
  • 김규원
  • 승인 2022.09.13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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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민심은 3중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속에 정치권에 대한 실망으로 표출되었다. 여야가 모두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손발로는 치고 받는 난타전에 좌우를 돌볼 겨를조차 없다. 정치권이 하는 짓을 손바닥 보듯이 들여다보는 국민 앞에 정치권은 이미 낙제점을 받았다.

추석 민심은 정부와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여야정치권 모두 최저점으로 평가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도 아무런 대책이 없고 중심인 대통령은 정책 대응보다는 개인적 인기 만회를 위한 쇼맨십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8일과 9일 양일간 SBS가 의뢰하여 넥스트리서치가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잘하고 있다’31.4%, ‘잘못하고 있다’ 58.8%라고 발표되었다. 40대연령층은 17.3%, 60대 이상은 53.9%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윤대통령의 지지층은 60대 이상과 대구·경북, 부울경에 몰려있었다. 서울은 긍정 31.0%, 부정 59.4%였다.

대통령의 부정평가 이유로는 민생안정 등 국정운영 부실28.8%, ‘독선’ 26.5%,‘인사부실’16.7%, ‘지난 정부 책임 전가’ 13.0% 라고 응답했다. 또 그 책임 소재 질문에는 윤 대통령 본인’25.8%, 윤핵관 20.9%, 이준석 16.4%, 김건희 여사 14.6%라고 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28.4%, 더불어민주당 27.1%, 지지 정당 없음이 38.6%라고 조사되었다. 국민은 양대 정당, 특히 야당에 크게 실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통령 지지도가 낮고 국민의힘 내홍이 심각한데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오르지 않는다. 다만,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의견은 55.0%가 찬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거 때만 국민이고 선거 끝나면 여야가 서로 죽고 살기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신물 난 국민이다. 미친 듯이 오르는 물가에 정부와 국회가 모르쇠인 채 정국 주도권 잡기에 매달려 있으면서 국민은 잊은 지 오래다.

추석에 만난 사람들의 반응은 여론조사 내용보다 더욱 심각했다. 물론 이 지역 정서가 지금의 여권에 호의적이지 않은 점을 전제하더라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서로 엇박자를 내는 가운데 야당 대표를 몰아세워 항복을 받아내려는 듯하는 정치 흐름을 걱정했다.

이 어려운 시국에 쌈박질이나 하고 있으니 국민은 어디에서도 마음을 기댈 수 없다. 정말 국민을 위한다면 여야가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며 어려움을 푸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국회가 동의하지 않는데 정부가 멋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부자 감세 정책도 국회가 법 개정에 동의해야 가능하고 내년 예산안도 국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쓸 수 없다. 당장 고물가·고금리에 시달리는 국민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대다수 국민의 수입은 제자리이거나 줄었는데, 물가는 몇 달 동안에 10% 이상 올랐으니 민생은 20% 이상 팍팍하다. 실 생활비 부담이 늘면서 금전도 시간도 모두 줄어든 셈이다. ‘민생은 입술에 바르는 연지가 아니다. 여야는 당장 손을 맞잡고 진정 국민을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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