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 신영배
  • 승인 2022.08.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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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대표기자
신영배 대표기자

오늘 아침, 카톡을 통해 지인으로부터 한 편의 글을 받았다. ‘공무원들의 적극행정과 소극행정의 차이라는 내용이었다. 요약하면 전주의 모 기업인이 충남 당진시에 휴양시설을 계획하고 인ㆍ허가를 진행하며 경험했던 당진시 공무원의 행정자세와 전북 공무원들의 행정태도를 비교한 글이었다.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 -전략- 이미 한두 번 당진시를 방문해 해당 부서와 휴양시설에 관한 간단한 협의를 했으나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방문일을 맞아 또 다시 당진시를 방문했습니다. 

약속시간에 맞춰 해당 부서에 들어서자 담당 직원은 깍듯이 인사를 하며 기다렸다는 듯이 회의실로 안내를 하였습니다.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20여명의 당진시 공무원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영을 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안내된 의자에 착석을 하였습니다. 탁자 위에는 다과와 따뜻한 우롱차가 놓여 있었습니다.

이윽고 회의를 주재하는 분이 말문을 열었습니다. “오늘 우리 당진시에 농촌 휴양시설을 계획하시고 멀리 전주에서 오신 ○○○분을 소개 인사드립니다” “따뜻한 박수로 환영해 주십시오. “” “” “” “

저는 건설 도시국장을 맡고 있는 *** 입니다.” “다음은 우리 담당 직원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건축과장 △△△를 소개합니다. 도시계획과장 ▫▫▫를 소개합니다. 문화관광과장 ▲▲▲를 소개합니다. 투자유치과장 ▷▷▷를 소개합니다. 기업지원과장 ▯▯▯를 소개합니다.~

도로과교통과수도과토지관리과…….” 자리에 앉은 순서대로 20여명의 해당 과장들의 소개를 일일이 마치자 다음은 우리 당진시 홍보 영상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후략-

◇관료(官僚)주의에 빠져있는 공무원들

관료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직업적인 관리 또는 그들의 집단, 특히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고급관리를 말한다라고 풀이하고 있다하지만 이 시대는 관리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진지 오래다. 벼슬이라는 의미의 관()이라는 글자가 아직도 우리 행정 조직에 남아 있는 자체가 문제다. ()은 임금이 주던 벼슬을 말한다.

따라서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나, 지자체장, 의원 등으로 선출된 공직자는 자신을 관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선출직 공무원들은 자신이 관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아직도 정부에서는 사무관, 서기관, 이사관 따위의 일제(日帝) 잔재가 남아 있는 직급을 사용하고 있는 점 또한 모순(矛盾)이다. 

각설하고 앞에서 소개한 당진시의 태도에 전북지역의 사업가들은 물론이고 사소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민원인들은 많이 놀라고 감동했을 것이다. 필자 또한 수십여년 전에 광주시에서 이와 비슷한 민원 처리를 경험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전주에서 아파트 신축과 관련된 인허가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거리던 사업주의 하소연을 통해서다.

한 때, 전주시나 전북 지역에서 건축 사업을 하려면 간ㆍ쓸개를 빼놓고 해야 한다는 말도 나돌았다. 20여개 부서의 협조가 필요한데 부서를 거칠 때마다 몇 번씩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한꺼번에 필요한 서류나 절차를 알려주지 않고 한 건 끝나면 이것이 미비하다. 다시 저것을 해야 한다는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연히 시행사와 시공사들의 원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사업 추진, 즉 인허가에 시간이 소요되면 그만큼의 비용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라면 높아진 원가 때문에 분양금액이 높아질 수 있고 사업자는 이익이 줄게 되므로 부실한 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

행정뿐만 아니다. 지역의 민원 전문가(?)들도 한 몫을 한다. 대안도 없는 환경문제를 만들어내고 이웃을 선동해 반대운동을 펼치기 일쑤다. 그들은 가까스로 당국의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게거품을 입에 물고 덤빈다. 막대한 돈을 요구하거나, 일자리를 뺏어 내거나, 심지어는 아파트를 한 채 받거나 상가를 받아내기도 한다결국 전북낙후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진단되는 대목이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이렇게 전북은 기업인들로부터 기피 대상이다. 더욱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북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기업인들이 땅 값이 조금 높더라도 행정협조와 민원이 없는 곳에서 사업을 하려는 건 당연하다.

필자의 짧은 생각으로는 전북에도 일찍이 대규모 아파트가 많이 지어졌더라면 외지 인구가 들어올 기회도 생기고 그에 따른 투자도 늘어서 전북경제가 오늘날처럼 피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직도 아파트뿐만 아니라 일반투자 사업도 전북에서 진행하려면 사업주들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지역에 뭔가 들어오면 속된 말로 뜯어먹을 게 없을까?’하는 하이에나 집단이 존재하고 있어서다.

그 하이에나 가운데에는 토호세력은 물론 시·군의원과 기자, 그리고 그 지역의 생떼 집단이 사업을 가로막는다. 그동안 골프장을 비롯해 아파트 공사, 대형매장 신축 등에서 수없는 사례를 들 수 있다.  쿠팡 물류창고도 어쩌면 그런 이유로 포기했는지 모른다.

더욱이 쓰레기매립장, 소각장, 화장시설 등 혐오시설을 신축하기 위해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뒤따른다. 합리적 대안책도 없이 무조건 반대를 일삼거나,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늘 낙후지역이라고 자괴감에 빠져 살면서도 생떼 근성을 버리지 못하거나 뭐든 색안경을 쓰고 보는 습성, 남이 잘되는 꼴 못 보는 악습은 이젠 버려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는 전북은 만년 낙후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 토호세력의 주인행세, 그것들 인사도 없었어라며 사업주를 윽박지르는 자들이 건재 하는 한, 전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공직자들이 적극적인 행정에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감사는 기본이고 지역 여론의 불동이 자신에게 튈까 하는 염려다.

"설거지를 많이 하는 사람이 그릇도 깬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본질은 적극행정을 하는 공직자가 실수도 한다는 뜻이다. 적극행정으로 실수를 하는 경우에는 내부감사를 비롯해 지역의 언론에서도 용인해야 한다. 그리고 용기를 북돋는다면 당진처럼, 광주처럼 능동적으로 민원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까슬한 사람들 속에서 견디기 위해 웅크릴 수밖에 없다는 그들의 변명 아닌 변명이 나오지 않도록 전북인 모두 변해야 한다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고 발전적으로 풀어가는 마음가짐이 전북을 새롭게 할 수 있다.

전국이 메가시티와 광역권으로 달라지고 있다. 그 속에서 전북만 고립무원(孤立無援)인 처지를 면하려면 달라져야 한다. 전북 공무원들과 정치인, 언론인, 주민 등 모두가 환골탈태(換骨奪胎), 뼛속부터 바꾸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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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승 2022-08-31 16:41:06
고창정읍순창남원뿐아니라 임실과 부안도 광주로 쏠림 현상이 확연히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