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과 인재
관중과 인재
  • 김태완
  • 승인 2009.01.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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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다가오는 즈음에 지난 2008년을 돌아보면서 문득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로 유명한 관중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관포는 중국 춘추시대의 재상으로 포숙(鮑叔)의 추천으로 인하여 제나라 환공에게 기용되어 개혁정치를 주도한 인물이다.

그의 이름을 딴 저서인 <관자(管子)>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

“일 년의 계획으로는 곡식을 심는 것만 한 것이 없고, 십 년의 계획으로는 나무를 심는 것만 한 것이 없으며, 평생의 계획으로는 사람을 심는 것만 한 것이 없다.”

역사기록에 의하면 제나라 환공은 관포라는 사람을 등용해 개혁정치를 성공적으로 펴면서 변방의 작은 제후국에서 춘추 전국시대의 가장 막강한 대국으로 성장했다. 위 글 또한 관중이라는 사람의 범상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세계 역사를 움직인 나라나 선진국을 보면 공통적인 키워드가 하나 있다. 바로 ‘인재등용’에 대한 그 나라 지도자와 사회의 사회문화적 태도이다.

21세기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선진국들이 너도 나도 ‘인재’라는 구호를 외치고, 기업들이 인재경영을 최고의 핵심과제로 놓은 이유 중에 하나는 결국 ‘사람’이 모든 것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재를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지도자의 굳건한 철학이나 신념이 없으면 결코 함부로 내세울 수 없는 ‘개념’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실적’과 ‘효율성’을 중시여기는 풍토에서 인재라는 개념이 투자를 함과 동시에 바로 이익을 내는 ‘비즈니스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중의 말처럼 ‘인재를 만든다는 것은 ‘1년의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평생의 계획’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1일 드디어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자, 제2의 링컨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면서 미국국민이 보는 ‘인재’의 의미에 대해서 되묻게 되었다.

미국은 이제 거대한 제국이자, 때로는 오만한 대국이었던 나라를 ‘오바마라는 새롭고 놀라운 사람’에게 맡겼다. 또한 오바마는 그 연장선상에서 ‘탕탕평평(蕩蕩平平)’이라는 인사원칙을 통해 민주당, 공화당을 넘나드는 내각을 구성했다.

오바마 내각이 과연 지금의 위기를 뚫고 다시금 부활할지, 아니면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을 지는 논란이 다양하다. 하지만 적어도 오바마를 비롯한 새로운 미국의 내각구성을 보면 ‘절망’보다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려 보인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올 한해 소망이라면 관중의 말처럼 백년의 계획을 가지고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지역이 되어, 전국에서 가장 ‘인재가 넘치는 고창’이 되길 간절하게 기원해본다. 사람이 바로 그 지역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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