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지팡이
  • 전주일보
  • 승인 2022.08.2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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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정성수 시인

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앞서 가신다
걸어가시는 모습이 힘들어 보여 옆구리를 끼어드렸더니  지팡이가 있으니 염려 말라고 하신다

보잘 것 없는 지팡이는 누군가가 버린 나뭇가지였다. 허술한 나뭇가지가 아버지의 무료급식소를 인도하고 식사가 다 끝날 때까지 옆에서 기다려 준다니, 대학까지 나온 자식 보다 몇 배나 자식답다.

하찮은 나뭇가지로 여겼던 지팡이에게 너무 뻔뻔한 것 같아
오늘은 점심 한 그릇 대접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뒤를 따라가는데 지세히 보니 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가시는 게 아니라 지팡이가 아버지를 모시고 가고 있었다


지팡이는 가늘고 긴 도구로 손에 지닐 수 있으며 제3의 다리로 걷기 힘든 노인이나 장애인 또는 환자들이 사용한다. 보통 사람의 다리 길이 정도의 나무로 만들어진다. 드물게는 상아와 금속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지팡이는 오랜 세월 동안 시각장애인의 활동 보조기구로 사용되어왔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은 보행용으로 흰 지팡이를 이용하고 있다. 흰 지팡이는 일반 지체장애인이나 노인의 보행에 쓰이고 있는 지팡이와 구별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시각장애인 이 외의 사람에게는 흰색이 아닌 다른 색깔의 지팡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귀 데르베몽Guilly d' Herbemont’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전국적 흰 지팡이 운동을 시작했다.

캠페인은 영국과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전파되어 1930년 미국 일리노이주 페오리아 시에서 개최된 국제라이온스클럽 대회에서 페오리아 시에 사는 시각장애인은 흰 지팡이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내용의 흰 지팡이에 관한 최초의 조례가 제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흰 지팡이에 대한 규정이 마련된 것은 1972년 도로교통법에서다. 도로교통법 제11조와 제49조에는 시각장애인의 흰 지팡이 소지 의무와 모든 운전자의 주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흰색 지팡이 소지한 시각장애인이 도로 횡단 때에는 차들은 일시 정지하게 되어 있다. 흰 지팡이 헌장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이 활동하는데 가장 적합한 도구며, 시각장애인의 자립과 성취를 나타내는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상징이다.

자립과 성취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여기에 ‘배려’를 더 한다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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