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표류, 방향타 잡아라
쿠팡 물류센터 표류, 방향타 잡아라
  • 김규원
  • 승인 2022.07.25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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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전북도와 완주군, 쿠팡이 물류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뉴스가 각급 언론에 보도됐다. 쿠팡은 1300억 원을 투자해 오는 2024년까지 완주군 테크노밸리 제2 산업단지에 물품 매입과 포장, 배송 등 기능을 수행할 약 3만 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했다.

이 대형 물류센터가 들어서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어 타 지역의 부러움을 살 정도였다. 그러나 물류센터 착공 소식은 들리지 않고 완주군은 지난 4월에 해당 제2 산업단지 토지 분양공고를 냈다.

쿠팡과 협약 당시 분양가는 평당 645천 원으로 알려졌지만, 완주군은 쿠팡과 사전 협의 없이 평당 835천 원으로 분양가를 책정해 분양공고를 냈다.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작성할 때 토지 가격을 명시하지 않은 채 협약이 이루어진 게 문제가 됐다.

쿠팡 측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67만 원 선 근처까지 토지 매입 가능 의사를 전달했지만, 분양공고 가격과 차이가 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쿠팡 관계자는 당초 합의한 토지 분양가를 대폭 올리고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토지 분양공고를 냈다.”라고 완주군의 일방적 조치에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아울러 완주군이 투자협약의 다른 여러 합의사항도 이행하지 않아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라고 일이 틀어진 책임이 완주군에 있음을 설명했다. 완주군은 이와 관련해 분양공고를 낸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며 서로 오해를 풀고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틀어진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는 보도도 있다.

지난해 쿠팡과 협약을 발표할 당시 각 언론이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던 대규모 투자가 또 불발로 귀결하는 상황에 도민들은 실망과 자조(自嘲)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삼성이 새만금에 수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했다가 취소했고 LG도 대형 투자를 약속했다가 슬그머니 물러섰던 일이 재현되어 실망한 것이다.

더구나 쿠팡 물류센터는 제법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첨단 시스템이 들어서면서 지역 경제와 산업단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실망이 크다. 이런 일들이 전북에 인물이 없어서 무시당하는 느낌을 주기에 더욱 그렇디.

양측이 아직 완전히 깨진 일은 아니라지만, 쿠팡은 당초 보다 20만 원을 더 주고 부지를 사들일 맘이 없고, 완주군은 이미 공고한 가격을 줄이기도 어려운 일이어서 일이 성사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전북도가 나서서 완주군과 쿠팡이 서로 원만한 타협점을 찾게 해야 한다. 의욕은 충만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가 없는 김관영 도지사의 활약을 기대한다. 프레 잼버리 무산 등 불편한 소식 뒤에 쿠팡 문제라도 해결했다는 낭보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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