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달라지고 있다
전북, 달라지고 있다
  • 신영배
  • 승인 2022.07.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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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대표기자
신영배 대표기자

최근 전북인의 가슴을 후비는 기사를 접했다. 전국 시·도 국민연금 수령액 평균 집계에서 전북이 가장 적은 액수를 받고 있다는 통계였다. 2월 기준 전국 광역자치단체 월평균 국민연금 수령액은 울산광역시는 757,162원인데 비해 전북은 불과 503,248원으로 나타났다.

근로자들이 받는 보수가 적어서 국민연금으로 들어가는 금액이 적으니 노후에 받는 연금도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다. 달리 말하면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삶의 질이 다르고 누리는 국가 혜택도 다르다는 걸 잘 드러내는 통계다. 

전북은 박정희 쿠데타 이후 줄곧 각종 제반 정책에서 변방으로 밀려났다. 영남 지역이 산업화를 통해 고소득을 올리며 양주잔을 기울일 때, 전북은 논밭에 쭈그리고 앉아 막걸리를 마시며 울분을 삭였다.

그럼에도 몇몇 정치인을 제외하고는 누구 하나 목청을 높이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한마디로 방안풍수였다. 그리고는 저마다 살길을 찾아 수도권이나 울산 등 공업지역으로 떠났다. 당연히 전북의 인구수는 줄었다

젊은이와 노동 가능 인구가 전북을 빠져나갔을 뿐만 아니라 진취적 사고를 가진 이들 또한 모두 타향으로 떠나갔다. 결국 전북은 우물 안의 개구리 신세로 전락했다. 이런 가운데 지방자치제라는 방패 속에 못된 토호 세력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들은 지역의 대소사를 제멋대로 주물렀다. 그들끼리 자리를 나누었고, 자신들의 뱃속만 챙겼다.

몇몇 인물들이 전주시장과 도지사 등 중요 직책을 번갈아 차지하며 지역의 패자(霸者)로 군림하는 동안 전북은 침체를 거듭했다. 그들은 지역 발전 따위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새 사람이 열어갈 새 전북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정부가 물러가고 국민의힘이 여당이 되었다. 민주당이 텃밭인 전북으로서는 더욱 어려운 환경에 처한 셈이다. 그래서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새로운 단체장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오늘이다.

다행스럽게 김관영 전북지사는 일찍이 중앙부처에서 일한 연고와 국회의원 시절에 맺어두었던 인맥으로 취임 직후부터 활기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젊고 활동적인 그의 행보는 취임 후 열흘 남짓에 불과한데도 곳곳에서 긍정적 반응과 가능성이 발견되고 있다. 

김 지사는 공인회계사와 행정고시, 사법고시를 합격한 인재다. 재정경제부에서 일하다가 사법시험에 합격해 김앤장 법무법인에서 잠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후 2선 국회의원을 거쳐 마침내 전북 지사에 당선한 그는 그동안의 도지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활동량을 보이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그가 전북도지사에 당선한 일은 전북을 위해 퍽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시절의 도지사였다면 취임 후 10일 동안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며 축하받고 무게 잡느라 바빴을 것이다. 

취임 첫날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 그는 취임 당일 농협하나로마트를 방문해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논의할 만큼 민생을 챙겼다. 그의 관심은 민생경제 일으키기와 정부 국고예산 확보에 쏠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첫번째 정책회의와 지난 7일 열린 첫 간부회의에서도 민생경제를 회복하는 일을 챙기고 도정의 혁신을 예고했다고 한다. 7월 한 달이 내년 국가 예산 확보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한 그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주말인 지난 토요일 오후에도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만나 새만금 산업단지 임대 용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했다. 월요일인 11일에는 기재부와 국토부를 두루 다니며 내년 예산 문제와 중요기관 지방 이전 문제를 논의하는 등 시간과 몸을 쪼개는 등 동분서주했다.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전북

오래 고인 물처럼 썩어 악취를 풍기던 전북이 달라질 기미가 보인다. 새 단체장이 취임해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필자는 확신한다. 이미 전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긍정적 근거는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기초 단체장들의 움직임이다. 김 지사의 행보에 자극을 받아서라기보다 시대의 흐름을 인식하는 비교적 젊은 단체장들의 활동이 눈에 뜨이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낡은 행정으로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없다는 불변의 사실을 젊은 단체장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깨달은 듯하다.  전주일보 본사를 찾은 김관영 도지사는 필자에게 상당한 시간을 들여 전북에 대해 걱정하고 방향을 설명하며 또 되묻기도 했다.

그는 도정 구상에 대한 진솔한 생각과 향후 풀어갈 문제에 대해서 담대하게 말했다. 김 지사와의 심도있는 대화를 통해 도정을 혁신하고 나아갈 방향을 들으며 전북 발전의 가능성을 엿보았다.

그는 고여 있던 물을 빼내고 새 물을 넣어 제대로 흐르게 하겠다는 각오와 열의가 가득찼다. 아울러 고질적 문제인 시·군간 갈등을 해소하고 교육감은 물론 도내 각 기초 단체장과 원팀을 이루어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솔직히 필자는 언론생활 내내 특정인을 칭찬하거나 치켜세우는 글을 쓰는 타입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김 지사가 전북의 각종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개선할 의지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의 열정이 살아있는 한 전북은 달라질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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