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남의 호남권 복원 논란
광주 전남의 호남권 복원 논란
  • 김규원
  • 승인 2022.07.05 14: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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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끝나고 새 단체장들이 취임하면서 광주권에서 호남권 복원이라는 화두가 슬금슬금 고개를 들고 있다. 아무래도 광주 · 전남만으로 메가시티 경제권을 꾸리는 일이 벅차다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메가시티 구상은 수도권에 인구와 재화가 몰려들면서 지방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공동 현상을 막아보겠다는 안간힘이다. 이미 충청권, 부울경, 대구 경북, 광주 전남이 메가시티 구상을 마치고 구체적으로 진행하다가 정권이 바뀌는 동안 멈칫하는 단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동안 상당히 깊이 있게 논의되던 지방 분권이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고 대통령을 정점으로 중앙권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검찰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면서 야당이 다수인 국회도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점점 입을 닫는 중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55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수도권 규제도 풀고 전 정부가 하던 일과 반대 방향으로 치닫는 정책을 보면 중앙 집중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자유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대기업 규제가 완전히 풀리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더 뚜렷해질 듯하다.

광주권이 말하는 호남권 복원은 이런 상황을 감지한 광주 전남이 전북을 끌어들여 인구수를 늘려 호남권 몫을 키워보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지난날 호남 몫을 받아서 광주와 전남이 알맹이는 다 차지하고 전북엔 쭉정이만 넘기던 그 수법이 다시 필요한 모양이다.

그러지 않아도 고창, 정읍, 순창, 남원은 광주 경제권에 쏠려 있어서 이름만 전북이고 돈은 광주에서 쓴다. 자녀 교육도 광주에 몰려 있고 쇼핑도 광주로 간다. 전북에 살지만 속은 광주사람들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전북을 다시 호남권에 편입시켜 쪽수를 늘려 중앙에서 받아오는 파이를 키워 알맹이를 빨아먹자는 시도에 걸려들지 않아야 한다. 호남권 메가시티가 만들어진들 실속은 모두 그들이 차지할 것이다. 호남의 변방으로 멍든 지난 시절을 답습하지 말자.

그들이 주도하는 어떤 움직임에도 끼어들면 손해다. 함께 얻은 동냥 바가지를 공정하게 나누지 않고 힘센 자들이 다 차지하면 결국 따라다닌 거지는 영양실조로 쓰러지기 마련이다. 강소권(强小圈) 이라던가? 작아도 단단하게 뭉쳐 여건을 만들고 발전할 길을 찾아야 한다.

어떤 일도 광주권과 도모하면 손해다. 전북이 광역시를 만들어내든지 아니면 그에 대등한 자격을 갖추지 않는 한 파이를 나누면 늘 그쪽에서 다 차지하게 된다. 더구나 전북 사람들은 그들처럼 악착같지 않아서 슬그머니 당기던 줄을 놓아버린다.

오래지 않아 그들이 그럴듯한 명분을 만들어 전북에 접근할 것이다. 호남이라는 터무니없는 이름에 다시 끌려 들어가지 않고 독자적인 생존 방안을 찾아내는 게 김관영 도지사의 책무다. 광주 전남은 결코 전북의 울타리나 상생 파트너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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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2022-07-05 16:35:33
우리는 전북이 싫다 대전으로 가는게 좋지 버스비도 싸고 도로도 잘나있고 전주랑은 문화랑 생활도 다르다... 금산이 갈때 우리도 충청도로 갔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