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색 지방의회 운영
민주당 일색 지방의회 운영
  • 김규원
  • 승인 2022.07.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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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 전북도와 각 시군 단체장이 취임했다. 도의회와 시군의회도 4일까지 원 구성을 끝내고 정식 출범했다. 전북도와 각 시군 단체장 가운데 민주당이 아닌 곳은 임실군과 무주군, 순창군 3곳뿐이다.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말을 실감한 선거였다.

그리고 지방의원 선거에서는 도의회와 시군의회 전체를 민주당이 완벽하게 독식했다.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도 지역 민주당 국회의원의 의중에 따라 결정되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모여 투표라는 형식을 빌려 의장단을 사전에 결정하고 임시회를 열어 확정했다.

민주당 단체장이 주도하는 집행부를 민주당 지방의회가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을까? 정당 공천제도가 건재하는 한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의회 본연의 기능은 거의 기대할 수 없다. 한 뿌리에서 나온 가지끼리 싸울 수 없는 건 당연하다.

그동안 단체장과 지방의회는 늘 한통속이었다. 집행부에서 낸 예산안은 거의 원안대로 통과했고 지방의원들은 집행부의 여러 사안에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막힘이 없었다.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협업체계가 물 흐르듯 이루어졌다.

한통속에서 이뤄지는 일이 외부로 알려지는 건 극히 드물었다. 지나치게 드러난 사건이 아니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되고 덮어졌다. 집행부는 의회의 협조에 일하기 쉬웠고, 의원들은 집행부를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었다.

집행부와 의회가 한통속으로 돌아가면 그 손해는 시민들 몫이 된다. 예산안에 숨어 있는 부풀린 예산액과 시민을 위한 일보다 특정정당이나 단체를 위한 예산을 콕 집어내서 삭감하거나 조정하는 게 의회의 본디 기능이다.

설렁설렁 예산의 산출기초조차 따져보지 않고 집행부의 안에 그냥 동조해버리는 건 짬짜미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의원의 눈이 아닌 시민의 눈이라고 생각하고 예산을 따지고 사업 계획을 엄밀하게 검토해야 의원의 본분을 다할 수 있다.

집행부와 의회의 짬짜미는 지방정치를 해치는 악성 바이러스와 같다. 어떤 경우에도 의회는 집행부에 끌려가지 않아야 하고 속아도 안 된다. 물론 알고도 모르는 척 넘어가는 건 직무유기이고 배임에 해당한다.

당장 전북도와 각 시군의 추경예산이 편성되어 의회에 상정될 것이다. 지방의원은 시민의 권리를 위임받아 대리하는 사람임을 몇 번이고 되새겨 집행부의 능숙한 수단에 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

같은 민주당이어도 집행부 단체장과 지방의회가 업무에서조차 한통속이어서는 안 된다. 견제와 감시자라는 위치를 잊지 말아야 하고 시민의 눈으로 예리하게 감시하고 집어내는 게 본연의 태도다.

시민이 민주당을 버리지 못해 선택한 이유를 안다면 더 강경하고 엄격하게 집행부를 견제해야 한다. 민주당이 예뻐서 선택한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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