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환생
  • 전주일보
  • 승인 2022.06.2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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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정성수 시인

늙은 감나무가 바람 둑에 서 있다
죽은 듯 서 있다
훈풍이 나무를 흔들어 봄이 왔으니 깨어나라고
깨어나야 한다고
어서어서 잎을 피워 그늘을 만들어 준다

길 위에서 갈라진 발바닥들을 그늘 안으로 불러들어야 한다고
가지마다 감을 메달아
나그네의 한 끼의 요기가 되어야 한다고
졸라댔다

나무가 휘어지고 늘어지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은
봄이 있기 때문이고
한 자리를 지키는 것은
죽어서도 그 자리에 묻히고 싶은 까닭이다

그리하여 늙은 감나무는
꿇었던 무릎을 세우고 흐트러진 매무새를 고쳐
다하지 못한 제 할 일을 하려고
환생하는 것이다 
뿌리에서부터 가지 끝으로 슬슬 푸른 색을 
뽑아 올리는 것이다

육체는 소멸하지만, 영혼은 불멸한다고 한다. 태어나기 이전의 영혼이 살았던 삶은 전생이라고 부른다. 이 사상은 불교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고대 그리스 철학이나 영지주의 등 서양에도 존재했던 사상이다. 불교에서 환생은 윤회라고도 한다. 반면 다른 종교들은 대체로 환생이나 윤회를 부정한다. 환생을 주장하는 불교서는 사망에서 환생에 이르는 과정을 '재생영결식'이라는 마음의 없이 작용하여 다음 생의 몸을 만난다고 한다. 영혼 자체도 단일 개체의 영혼이 환생하는 경우와 죽은 뒤 정화과정을 거친 영혼을 여러 개로 쪼갠 뒤 이렇게 쪼개진 타인의 영혼과 합쳐서 환생한다는 것도 있다. 환생 시 대부분은 전생의 기억은 이어지지 않고 전생의 업적이나 업보만이 이어진다고 한다. 간혹 전생의 기억을 기억해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등장하여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인지 꾸며낸 허구인지 증명할 수 없다. 심지어 자신의 전생을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의 증언만 들어봐도 사후세계에 대한 묘사를 언급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의식을 되찾고 보니 새롭게 다시 태어나있었다고 말하는 때도 있는 등 일관성이 없다. 불교에서는 몸과 마음으로 지은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이 악하고 저속하면 자신의 잠재 의식적 생명의 흐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또 잠재 의식적 생명의 흐름 속에 담겨 있는 악한 영으로부터 나온 인격과 새로운 행위는 나쁜 것이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전생에서 좋은 종자를 뿌린 사람은 이승에서 좋은 결실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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