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의 철딱서니 없는 졸업여행
전북도의회의 철딱서니 없는 졸업여행
  • 김규원
  • 승인 2022.06.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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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KBS 전주총국이 졸업여행 가는 지방의원...마지막 회기에 외유성 관광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임기인데 임시회를 열더니 회기 중에 분과위원회별로 연수라는 명목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황당한 일이다. 무슨 일을 하려고 임시회를 여는가 했더니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며칠을 앞두고 여행을 가기 위해 임시회를 소집한 것이다. 회기 중 처리 안건은 명목상 연구활동과 자료수집이었다고 한다.

물론 소요 경비는 개인 부담이 아닌 국민의 혈세였다. 과연 전북도의회다운 짓이라고 개탄하는 시민 반응이 이어졌다. 문제는 이런 한심한 짓을 버젓이 저지른 의원 대부분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하여 다시 4년간 도의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여행은 낙선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내부 행사였다고 에두르는 의원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라면 회기를 열지 말고 의원들끼리 모여 사적으로 비용을 염출하여 여행하든지 술자리를 갖든지 했어야 옳다.

버젓이 임시회를 열어놓고 분과위원회별로 행선지가 다른 여행을 한 일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분위기로 보아 분과위원회별로 비용을 나누고 여행이든 뭐든 알아서 하도록 처리된 일인 듯싶다. 이 일은 시민단체가 나서서 진상을 규명하고 밝힐 일이다.

이번 전북도의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전반기 의장은 여행사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통해 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리고 다음에 선출된 송지용 의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장례식장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의전 문제를 두고 의회 사무처장에게 폭언을 퍼부어 공무원 노조가 들고 일어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민주당 대부분인 도의회여서 뭔가 구린 일을 하더라도 노출되지 않고 외부에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겉으로는 의견 통일이 잘되고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의원이라면 이런 일에 동조하고 뇌동해서는 안 될 일이다.

6.1 지방선거로 전북도의회 의석은 단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앞으로 도의회에서 어떤 일이 진행돼도 말이 새어 나올 일이 거의 없게 됐다. 이번 회기 중 여행 사건처럼 유사한 일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게 판이 짜였다.

그렇지 않아도 같은 민주당이어서 도의회가 제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각이 많았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할 전북도 의회가 이 모양이다. 집행부 감시와 견제는커녕 시민들이 도의회를 감시해야 할 형편이다.

도의회는 이번 임시회 관련 내용을 솔직히 털어놓고 사과해야 한다. 관련 예산의 출처와 사용 내력을 밝히고 사적인 부분은 변상 조치해야 한다. 아울러 새로 시작하는 도의회에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도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민주당 전북도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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