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비트렌드, 그린슈머
친환경 소비트렌드, 그린슈머
  • 전주일보
  • 승인 2022.06.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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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준 우 /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박 준 우 /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지금은 잘 들리지 않는 80년대 오존층이 파괴되고 있다는 뉴스가 기억나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당시 그닥 위기감을 공감하기는 힘들었고, 한 때 지나가는 해외토픽으로 기억하고 계시는 분까지도 계실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흐름에 국제적으로 대응해서 오존층 파괴를 어느 정도 막아내고 있기에 현재까지 이슈가 되고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나가는 얘기로 “오존층 파괴”라는 말을 “지구의 오존층에 구멍이 났다”는 말로 바꾸며 전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서 대응이 빨랐다는 얘기도 있다. 결론적으로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로 대표되는 국제적 법안이 만들어졌고, 우리나라도 “오존층 보호를 위한 특정물질의 제조규제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1992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후, 팬데믹을 겪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친환경 이슈가 더욱더 가속화되며 국가 및 기업의 대응뿐만이 아닌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소비트렌드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소비를 하려는 ‘그린슈머’의 부상으로 친환경 소비트렌드의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린슈머’란 환경(Green)과 소비자(Consumer)의 복합어로 친환경 활동의 일환으로 스스로 의식적으로 친환경 소비패턴을 실천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그린슈머’의 주요 특징은 ①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조금 더 비싼 제품을 소비할 의사가 뚜렷하고, ②제품의 생산방식, 포장재, 원료 등의 친환경성까지 고려하며, ③친환경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그린슈머’의 비중이 높은 집단은 신세대로 대표되는 MZ세대와 재택근로자들이다. 밀레니얼(M)세대는 현재 친환경 가치를 주도하고 있으며 친환경 제품의 주된 소비층이다. Z세대는 아직 주요 경제활동층은 아니지만 다른 세대(특히 부모세대격인 X세대)에 사회적 가치를 전파해 구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앞으로는 X세대를 뛰어넘는 주된 소비층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밖에도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났고 이를 주도하는 재택근로자의 친환경 제품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비재택근로자 대비 높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친환경 소비에도 관심이 높다.

글로벌 친환경 경제는 2030년에 약 10조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 가치와 4억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WEF). 미국도 친환경 소비재시장의 성장속도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EU 또한 친환경 제품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관련 인증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2001년 1.5조원 규모였던 친환경 시장이 2020년 30조원으로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하여 글로벌 친환경 시장의 현황과 우리의 대응 전략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 수출기업들이 친환경 트렌드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사에 맞는 유망한 시장을 선별해야 한다. 시장성숙도, 소비자 영향력, 기업 인식, 정책 환경 등 4가지 항목으로 평가했을 때, 서유럽 지역이 가장 유망한 시장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세아니아, 북미, 아시아/태평양, 남미, 동유럽 순이었다.

다만, 8가지 세부지표별(구매력, 구매의향, 제품수, 친환경정책 등)로는 각 지역의 유망정도가 달라지기도 해서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시에는 각 기준을 고려해 자사 제품에 가장 적합한 유망시장을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 친환경 트렌드 자체에 대한 대응 전략이다. 먼저, 친환경 세대를 공략해야 한다. 친환경 세대는 친환경 제품을 구입/소비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외부에 표출(미닝아웃, Meaning Out)하기를 희망한다.

또한,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친환경적인 기회의 제공(예, 리필스테이션 등)은 소비자의 친환경 소비 동기부여를 극대화 시킨다. 또한 기업의 친환경 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홍보의 일환으로 활용해야 한다.

두 번째로, 제품 전 주기에 재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친환경 요소를 하나이상 적용(예, 폐그물을 재활용한 삼성 갤럭시 시리즈 등)해서 친환경 제품으로의 전환을 시도해야한다. 여기에 더해 미니멀리즘도 친환경 범주로 인식될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이커머스를 활용해 친환경 세대에 접근해야 한다. 친환경 제품일수록 재택근로자, MZ세대가 자주 접하는 e-market place에 자사 제품을 선보여 제품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최근에는 친환경 제품 홍보관을 별도로 제공하는 곳(LF, 11번가, 쿠팡, 더현대 등)이 있고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네 번째로, 친환경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친환경 인증마크/라벨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친환경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Carbon Trust(탄소발자국 인증)는 대표적인 글로벌 친환경 인증으로 세계 여러 기업에서 자사 제품 홍보시 활용 중이다.

다섯 번째로, 기업 자체의 진정성 있는 친환경 경영이다. 최근 말뿐이거나 과장되게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 활동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보는 것을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고 하여 국제적으로도 규제를 하고 있고, 소비자들에게 기업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중소 수출 기업은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거나 전환하기에 기술적, 재정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의 원활한 친환경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의 금융지원, 친환경 제품 통계 구축, 국제협력 등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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