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의 조직개편과 인사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의 조직개편과 인사
  • 김규원
  • 승인 2022.06.21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이 20일 전주시 조직개편 계획과 자신을 보좌할 정무직 인사를 발표했다. 그의 시정 구상과 인사 내용을 보면서 과연 전주 시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 수 있을지 걱정했다. 새로 산 옷이 체형에 맞지 않는 듯한 불편함이 다가왔다.

  경제 위주의 조직개편이라는 명분으로 경제 관련국을 2개로 개편한다는 내용과 시장 직속 기구로 재개발 재건축 전담팀을 둔다는 구상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시청에 기구가 없어서 시민 경제가 불편한 게 아니라, 유가 급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적 영향과 코로나19에 따른 침체가 주원인이라는 걸 모르는 시민은 없다.

  요란하게 기구를 늘려서 위인설관(爲人設官), 누군가를 기용하기 위해 자리를 만드는 게 아닌가는 우려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새 시장이 의욕적으로 시정을 운영하겠다는 뜻이라고 좋은 뜻으로 해석하고 싶지만 두고 볼 일이다.

  지금 전주시에 필요한 건 중앙정부의 친기업, 부자 위주의 정책에 맞서서 어려운 시민들을 보살피고 서민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상가마다 텅텅 비어 매물 · 임대 안내만 나붙어 있고 웬만한 식당들은 문 닫기 직전인 상황이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데 반해 봉급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금리가 계속 올라 가계부채에 따른 부담에 휘청거리는 주머니 사정이다. 물가 인상에 일부 부자 시민을 제외하고는 외식 한번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기구 확대가 아니라 외려 축소해서 제대로 보살피는 시민 경제 안정에 치중해야 할 형편이다그의 첫인사인 보좌관 인사에서 인수위에서 일한 고교 동문을 기용하고 선거 때 수행하던 인사를 비서실장에 기용한 인사에 '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 인사에 대해 질문하자 “제가 편하기 위해 제가 아는 사람을 쓴 것이라고 했다시장 당선인이 자기가 편하기 위해 인사를 했다는 대답은 옳지 않다. 시민이 표를 준 것은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것이지 자신의 편안함을 추구하라는 게 아니다. 시민을 편하게 해줄 사람을 기용하여 어려운 시민 생활을 보살피는 게 시장이다.

  새 정부가 지향하는 경제정책이 부자와 대기업을 돕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특례시에도 끼지 못하고 자치도로 가는 길도 막힌 전북의 수도 전주시다유일하게 광역시나 특례시, 자치도가 아닌 전북이다. 갈수록 뒤처지고 격차를 느끼지 않으려면 더 달라지고 변해야 한다.

  변화는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다. 개발독재 시대의 논리로 후퇴하는 행정, 파헤치고 뚫고 짓는 일은 다급하지 않다. 의욕도 좋지만, 겉모양보다는 실속이 있는 행정을 펴기를 당부한다어려운 시민 생활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새로운 시대의 먹거리를 마련하는 일에 치중하여 좋은 시장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