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변화할 수 있을까?
민주당, 변화할 수 있을까?
  • 김규원
  • 승인 2022.06.13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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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가 끝나고 선출된 단체장들이 취임을 앞두고 있다. 새로 당선한 단체장들은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4년간 시군정 운영을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다. 특히 전북은 민주당이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 14 시군 가운데 11곳을 장악하여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민주당은 도의원도 36명 가운데 35명이 당선했고 기초의원도 172명 가운데 146명을 차지했다. 가히 민주당 세상이라고 할 만하다. 그동안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긴 했어도 이번처럼 거의 완벽하게 지방정치판을 장악한 일은 일찍이 없었다.

민주당의 강세 속에 도의원과 기초의원 선거에서 열세를 우려한 후보들이 아예 출마를 포기하는 바람에 무투표 당선자가 쏟아지기도 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좋은 일이라고 할지 몰라도 도민의 심사는 착잡하기 그지없다.

오랫동안 전북은 민주당이 강세지역이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 국회의원과 중요 당직자의 힘이 막강했고 지방행정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일당 독주가 부른 폐해가 곳곳에서 고질화하는 참담한 현실에 놓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은 사상 유례가 없는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에 따라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전북인들은 정치에 흥미를 잃었다. 전북인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 현실에 절망하여 지방선거에서 투표할 마음이 없었다.

대선에서 내부 결속에 실패하여 적은 차이로 패배한 민주당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자위하는가 하면, 패배의 책임을 두고 다투는 의젓잖은 모습으로 실망만 안겼다. 그러다가 지방선거마저 참혹하게 패배했다.

유일한 위로가 있다면 전북에서 대승을 거둔 일이다. 전북의 승리도 민주당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실의에 빠진 이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충성스럽게 민주당에 투표하는 습관이 든 노인들과 정당 관계자들만 투표했다. 그래서 48.6%, 반수 이상이 기권했다.

이제 71일 각 자치단체장이 취임하고 새 의회가 구성되는 과정에서 만일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다면 그 책임은 모두 민주당에 돌아간다. 자치단체와 의회가 달라지지 않고 구태를 답습한다면 정말 도민들이 분노할 것이다.

민주당이 일색의 지방자치단체와 의회는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다시 지난날처럼 의장단 구성을 두고 알력이 나오고 단체장의 측근 인사 기용이 반복된다면 주인인 도민들이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표를 얻기 위해 노인들의 비위를 받들어 맞추는 행정도 이제 그만해야 한다. 젊고 유능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정책이 선행(先行)하고 나머지는 그 정책을 보조하는 시책이 필요하다. 노인을 무시하라는 게 아니라 젊어지는 행정을 펴야 한다.

연임된 시장 군수도 잘해서 당선되었다 생각하지 말고 바꾸어야 한다. 노인이 젊어지도록 교육하고 동참하게 하다 보면 젊은이를 이해하게 되고 동화하여 모두가 젊어질 수 있다. 그렇게 달라지지 못하면 소멸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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