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선 참패' 비대위 총사퇴…"당원·국민께 사죄"
민주 '지선 참패' 비대위 총사퇴…"당원·국민께 사죄"
  • 고주영
  • 승인 2022.06.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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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도부 선출 전까지 박홍근 비대위장 직무대행
"새 지도부 의총과 당무위원회, 중앙위 거쳐 구성"
'이재명 책임론' 확산'…"나홀로 귀환, 책임 크다"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비대위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 총사퇴 입장을 발표하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지난 대선 패배로 꾸려진 이후 80여일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비대위 일동은 이번 지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입장문 발표를 통해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해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며 "민주당은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를 들어준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끝난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기준 민주당은 텃밭인 전남·전북·광주와 제주·경기 등 5곳을 얻는 데 그쳤다.

세종과 대전 등 경기를 제외한 격전지에서도 모두 국민의힘에게 패배하면서, 지난 2006년 4회 지방선거에 비견할 만한 참패를 기록하게 됐다.

윤 위원장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후보들께도 죄송하다"며 "대선, 지선 평가와 전당대회를 준비할 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를 통해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당헌·당규에 따라 새 지도부 출범 전까지 박홍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직을 우선 맡기로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지도부 궐위 시 원내대표가 직무대행만 하고, 향후 전대를 치를 때까지 존속할 비대위의 구성에 관해서는 의총, 당무위 필요하면 중앙위까지 열어 여러 의견들을 모아 의결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민주당 비대위가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한 가운데, 당 내부에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던 이 위원장이 '나홀로 귀환'을 한 데 대해 당초 기대하던 '이재명 효과'는 커녕 '이재명 역효과'가 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했던 '이재명 효과'가 사실상 없었다는 평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또한 당장 이 위원장이 얼굴로 활약했던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참패하면서 친문계 의원들이 '이재명 책임론'을 본격 꺼내 들며 당내 주도권 싸움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친문재인계'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참패를 두고 "사욕과 선동으로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이제 민주당은 당원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당 대표는 선거 패인에 대해 "대통령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고 직격했다.

여기에 일부 의원들은 이 위원장의 전당대회 도전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상처 뿐인 영광"이라고 평가하고, 차기 당권 도전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이 대참패의 일원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박용진 의원도 "저는 이 위원장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나오시는 것보다는, 어떤 한 걸음 좀 물러서서 전체 판에 대한 일정한 조율 정도 그리고 숙고의 시간을 가지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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