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으면 사라질 수밖에…
변하지 않으면 사라질 수밖에…
  • 김규원
  • 승인 2022.05.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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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을 먼저 찾아왔다. 20일 오산 미군기지에 도착한 바이든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삼성전자를 둘러보는 일이었다. 삼성 평택 캠퍼스에서 윤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기회를 만들기도 하면서 다급한 반도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자국민에게 인식시키는 효과도 노렸을 듯하다.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할 때는 늘 일본을 먼저 방문했는데 이번에 바이든이 관례를 깨고 한국에 먼저 왔다. 일부에서는 새 정부의 위상을 들먹이며 바이든이 한국에 먼저 온 일을 자랑하지만, 이미 오래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초청 따른 방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미루어지다가 대선 전에 방문하려던 차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이제야 방문이 성사된 것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일에 일본 정부는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늘 미국에 길든 강아지처럼 꼬리를 치며 순종해 온 일본보다, 새 정부가 제대로 정신을 차리기 전에 방문하여 한껏 치켜주며 미국의 의도대로 이끌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방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도 특이한 점이 보이지 않았지만, 한미일 3국 동맹관계를 단단히 다지고 대중 관계 관련 주문 등이 있었을 것이다.

일본은 한때 세계 2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선진 리더 국가였으나, 지금은 중국에 밀리고 한국에도 여러 분야에서 뒤지는 나라가 되었다. 그들은 지금도 코로나19 발생상황을 팩스로 보내고 그것을 민간업자가 종합하고 분류하여 정부 기관에 전달하는 체계라고 한다.

그런 그들이 이번 바이든이 한국을 먼저 방문하여 최첨단 3나노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모습을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하다. 한국이 반도체를 자랑하지만, 일본이 재료를 공급하지 않으면 금세 쓰러진다고 생각했던 아베의 표정도 궁금하다.

한때 그들이 세계시장을 주름잡았던 가전 시장은 한국의 LG와 삼성이 고급가전을 완전 장악하고 중국이 저가 제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일본 제품은 자국 시장에서조차 점점 밀려나고 있다고 한다. 상전벽해를 실감하는 대목이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

 

살아남는 최후의 승자는 힘센 종()도 아니고 머리가 좋은 종도 아니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종이다.’라던 다윈의 주장처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 종은 도태되어 사라졌다. 변화하는 환경, 시대 흐름에 순응하지 않고 버티는 종이나 집단은 살아남을 수 없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지금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여 그 물결을 따라 헤엄쳤기 때문이다. 진보도 보수도 아닌 어정쩡한 민주당은 그저 하던 대로 끼리끼리 모여 그들의 이익을 챙기는 데에 만족했다.

촛불 시대의 국민 눈높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지난날 정치를 답습하고 거들먹거리며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고 착각했다. 마구잡이 보수 세력이라고 무시하면서 급속하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놓쳤다. 거기다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선거를 치르며 원팀을 이루지 못했다.

대선에 패하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민주당은 지방선거 공천에서 또 한 번 국민에 실망을 안겼다. 대선 패배를 계기로 혁신하고 변화하는 자세를 보이지 못했다. 비대위 구성도 어설프고 당 공천 기준은 고무줄이어서 많은 신청자에게 원성을 샀다.

말도 탈도 많던 6.1 지방선거가 이제 10일 후면 판가름이 난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대부분이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집계되고 국회의원 보선도 국민의힘이 우세하다는 조사 결과다. 어쩌면 바이든 방한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국회에서만 제1당이고 모든 분야에서 힘을 쓸 수 없는 무력한 야당으로 남게 된다. 대선 후에 집무실 문제로 국민의 눈 밖에 날 지경에 이른 새 정부와 국민의힘을 도와준 게 민주당이다.

되지 않을 검수완박 놀이에 팔려 민심을 잃고 지방정치마저 몰락하는 최악의 사태에 근접 중이다. 거기에 당공천 과정에서 애매모호한 처리로 완전히 민심을 잃었다. 정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호남 기반의 민주당이라고 할 만큼 아직도 이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그런데도 도내 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여러 곳에서 현역 단체장을 포함한 무소속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선거 브로커 사건으로 당직자가 구속되고 그들 브로커와 관련된 당내 인물과 공천받은 후보가 있다는 보도가 이어져도 당의 공식 입장은 묵묵부답이다. 최소한 당직자가 구속되었다면 당의 공식 사과라도 나왔어야 했다. 언론과 시민단체의 지적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변화하지 않는 민주당이 다시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2024년 총선도 패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202021대 총선에서 물어뜯기만 일삼는 야당에 철퇴를 가하여 민주당이 거대 여당이 되었던 일이 반대로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정당이든 자치단체든 변화를 모르는 집단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시대의 흐름을 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적응하는 일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생존전략이다. 서늘바람이 부는 늦가을인데도 모시옷을 입고 뽐내려다가는 감기에 걸리기 마련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변화의 물결에 개인이나 단체, 국가 모두 적절한 대응과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노인들이 묵은 시대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소외되는 일처럼 변하지 않으면 주류로 살아갈 수 없다.

이번 지선에서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은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인가 여부이다. 한결같은 사람보다는 변화를 인식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시대를 모르는 철 없는, 철 모르는사람을 선택하면 나조차 묵은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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