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만에 청와대 개방…시민의 품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취임식을 마치고 낮 12시30분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해 5층에 마련된 제2 집무실에서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의 1호 결재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다.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 총리 후보자를 총리로 임명할 수 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한 총리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지목하고 있어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한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1호 안건으로 결재한 것은 초대 총리로 임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윤 대통령은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방부·환경부·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 7개 부처 장관 임명안, 대통령실 정무직 임명안, 부처 차관 임명안도 결재했다.
이와 함께 이날 윤 대통령의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청와대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청와대의 커다란 철문이 74년 만에 활짝 열린 것이다.
이날 청와대 앞에는 개방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장 1시간 전부터 이미 긴 줄이 늘어섰고, 곳곳에는 청와대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는 '우리의 약속'을 주제로 한 개방 축하공연이 열렸다. 오전 11시40분께 손에 매화꽃을 든 국민대표 74명이 청와대 안으로 들어갔다. 정오부터 사전 신청을 통해 예약 티켓을 손에쥔 시민들이 내부로 걸음을 옮겼다.
청와대는 해방 이후 지난 1948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경무대'라는 이름을 붙이고 집무실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윤보선 대통령은 집무실 이름을 청와대로 바꿔 불렀다.
오늘날의 청와대 모습은 노태우 대통령 때 갖춰졌다. 이승만 대통령을 시작으로 그간 총 12명의 대통령이 청와대를 거쳐 갔다.
/서울=고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