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의 ‘노인 전용 놀이터’에 붙여
완주군의 ‘노인 전용 놀이터’에 붙여
  • 전주일보
  • 승인 2022.01.1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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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이 봉동 생강골 공원에 도내 최초로 노인 전용 놀이터를 조성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미 서울, 울산, 인천, 충남 부여군 등 각 지역에 노인을 위한 전용 놀이터를 조성했다는 뉴스가 지난 9월 즈음에 나왔다.

노인인구가 30%에 육박하는 전북에서는 조용하더니 완주군이 비로소 첫 시도를 하는 셈이다. 완주군은 지난 14격리형 노인정책에서 놀이형 노인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한 첫 사업으로 노인 전용 놀이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좋은 일이다.

완주군 봉동읍 낙평리 봉동생강골 공원에 162규모로 조성 중인 이 놀이터는 특별교부세 1억 원을 투입하여 노인운동기구 13종과 운동 취약계층 배려 의자 등 특수용도로 디자인한 벤치 등이 설치되어 노인들의 건강한 삶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한다.

이 놀이터에는 일반적인 근력강화 위주의 운동기구와 다른 노인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근육을 만들고 유연성을 늘려주는 운동기구를 조화롭게 배치했다고 한다. 이 놀이터 명칭은 마실 놀이터로 가볍게 마실 가듯 찾아가 운동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산책로나 공원, 천변까지 운동기구가 없는 곳을 찾기 어려울 만큼 많다. 그러나 그 대부분이 젊은이들을 위한 것이어서 노인들이 잘못 사용하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시설이 대부분이다.

많은 사람이 쓰는 운동기구이니 내구성을 위해 철재로 튼튼하게 만들어 약한 노인들이 매달려 흔들다가 허리를 삐끗하는 일은 다반사이다. 말라 쇠퇴한 근육의 노인들은 아예 접근조차 어려운 시설이다. 아직 튼튼한 노인들이나 시도해 볼 수 있는 운동기구와 건강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벤치와 시설들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노인정책은 그동안 격리형이었다. 노인은 눈에 뜨이면 거슬리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노인들은 공공장소에 가면 저절로 귀퉁이를 찾아갔고 일부 접객업소에서는 노인이 들어가면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온갖 고난을 다 겪으며 나라가 주문하는 강요와 굴종의 시대를 견뎌온 사람들이고 이 나라 발전에 헌신했던 이들이 쓸모를 잃어 귀찮은 존재로 버려지고 있다. 가정에서도 노인의 말은 들어주는 척할 뿐, 고려 대상조차 아니다.

노인이 건강을 잃으면 얼른 요양병원으로 쫓아버리고 존재를 지우려고 한다. ‘놀이형 노인정책이라는 명칭도 어딘지 어색하다. 끌어안아 함께 하지는 게 아니라 구석에서 따로 놀아라.’라는 의미로 들린다.

표를 갖고 있으니 선거 때만 잠시 존재가 살아나는 정책보다 그들과 함께 가는 시책이 진정한 노인정책이다. 시대를 이해하도록 돕고 함께 가겠다는 정책이 이어져야 한다. 코로나19가 만연하면서 노인들은 더욱 막막하다. 노인복지관이 문을 닫고 양로당도 닫아걸어 갈 곳 없는 천덕꾸러기 신세다. 코로나19에 가장 큰 피해자는 고령 노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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