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제조 출발 협동 로봇
스마트제조 출발 협동 로봇
  • 전주일보
  • 승인 2021.12.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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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 일 /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이 강 일 /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 감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임박 등 최근 제조기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 이와 동시에 안전성까지 확보해야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의 위기를 경험하면서 첨단 산업용 로봇을 활용해 제조과정을 무인화·자동화·효율화하려는 수요도 증가했다.

산업용 로봇(Industrial Robot) 중에서도 생산의 자동화와 유연화, 작업환경의 안전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협동 로봇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협동 로봇(Collaborative Robot)’은 사람과 작업공간을 공유하며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산업용 로봇을 말하며, 이는 전통 산업용 로봇과 구별되는 협동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 협동 로봇은 파지·이송(Pick&Place), 적재(Palletizing) 등 간단한 공정에서부터 조립(Assembly), 연마(Polishing), 투여(Dispensing) 등 비교적 까다로운 공정에까지 활용 가능하다. 작업자 의도를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조건을 변경하기 위한 직접교시 기술이나 공정과 작업자 행동을 인식하는 센서 및 충돌감지 기술 등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기술이 함께 활용될 수 있다.

협동 로봇은 높은 안전성과 조작 편의성, 소규모 설치 면적, 공정 재배치 용이성 등의 측면에서 전통 산업용 로봇에 비해 이점을 지니고 있다. 다양한 공정 및 작업에 유연하게 활용 가능하여 이송, 적재, 조립, 연마, 투여 등 다양한 작업에 유연하게 활용된다. 단순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작업에 협동 로봇을 적극 활용한다면 현장 근로자들 역시 더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창의력이 요구되거나 부가가치가 큰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사람과 안전하게 상호작용이 가능함에 따라 제조업뿐만 아니라 식품 조리(치킨·피자·커피 등), 의료(임플란트·마사지·코로나19 검사 등), 공연 및 촬영(로봇 스튜디오) 등 서비스업에서도 다방면 활용 중이다. 

세계 협동 로봇 시장은 2020년 4.8억 달러에서 연평균 33%씩 성장하여 2030년 8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협동 로봇의 세계 판매량은 2018년 19,000대에서 2020년 22,000 대로 증가 추세에 있는데, 이는 전체 산업용 로봇의 판매량이 경기 부진 등을 이유로 동기간 40만 대에서 36만 대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가별로는 주요 5개국(중국·미국·일본·한국·독일)이 세계 협동 로봇 전체 판매 대수의 90%를 차지하고, 기업별로는 초기 시장을 선점한 덴마크의 글로벌 기업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이 세계 시장의 절반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협동 로봇을 포함한 국내 산업용 로봇 산업은 공급(생산·수출·기술력)과 수요(내수시장·수입의존도) 측면 모두 경쟁력 보강이 필요하다. 기업의 영세성과 내수시장의 포화로 인해 국내 산업용 로봇의 생산규모는 최근 3년간(2017~2019)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이 요구되지만, 현재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세계 8위인 3.6%로 1위 일본(27.9%), 2위 독일(12.2%)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범용성이 뛰어나고 타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큰 협동 로봇은 산업용 로봇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전통 산업용 로봇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국내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로봇 제조기업의 자체 기술력 확보, 차별화된 판매·마케팅 및 해외진출 전략, 중소 제조 기업의 협동 로봇 활용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 간 동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판매 플랫폼 및 RaaS(Robot-as-a-Service) 활용 확산을 통해 협동 로봇의 활용 유인을 강화하는 등 산업의 공급과 수요 측면을 함께 보강해야 한다. 

중소 제조기업이 스마트 제조(Smart Manufacturing)를 추진하기 위한 현실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대안으로서도 협동 로봇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대다수의 국내 중소 제조기업이 시스템 호환성 부족,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스마트 제조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동 로봇은 생산라인 변경 없이 기존 공정에 바로 얹어 활용할 수 있다.

비용 또한 전통 산업용 로봇의 25~30% 수준으로 저렴해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활용에 적합하다. 또한 간단한 조작으로 다양한 공정에 재배치할 수 있어, 빠르게 변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제품 설계와 공정을 신속하게 수정·변경해야 하는 스마트 제조에도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협동 로봇에 대한 중소 제조기업들의 적극적인 검토와 활용이 필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에 발간한 “협동로봇 :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의 시작점” 보고서를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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