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悲歌
비가悲歌
  • 전주일보
  • 승인 2021.12.0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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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정성수 시인

비오는 날에는 그대의 손아귀에 
꽉 차는 
우산의 손잡이가 되고 싶었다 

빗줄기 쏟아지는 길을 가며 
축져진 어깨 하나 보았다
민들레 꽃 홀로 
비를 맞는 아픔이 보도블록 틈에 있었다 
안경알 위로 빗방울들이 
수직으로 떨어졌다
앞서가는 우산 속에서 
젖은 얼굴이 뒤를 돌아본다

참 외로울 때가 많았다

현대인에게 외로움이란 감정은 참 사람을 힘들고 불안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다. 외로움을 잊으려고 하는 욕구는 근본적으로 불안한 존재를 채우려는 원초적인 것이다. 문제는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다는데 에 있다. 채우려고 힘들어 하지 말고 비워야 한다. 소중한 것을 잃어보면 비로소 존재만으로 충만했음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외로움을 잊기 위해 고통스러워하지 말고 자신의 그림자로 받아들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자가 빛이 있어야 생기듯이 어둠속에서는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고통 속에 산다는 것은 한줌의 빛이 없는 어둠속에 있는 것과 같다. 그림자의 존재를 인정하듯이 외로움을 인정해야 한다. 외로움은 불안의 자식이라고 한다. 사람은 세상 속으로 나올 때 경험했던 모체와의 분리불안이 살아있는 동안 평생 자신과 함께 성장한다고 한다. 자신이 존재하는 한 잊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빛과 그림자가 제 각각이듯 제 각각이 아니듯, 외로움도 마찬가지다.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 또한 그렇다. 하나가 사라지면 다른 하나도 따라 사라진다. 외로움은 내가 살아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살아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우리는 더욱 더 마음의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켜, 고독하게 살아야 한다. 삶의 방식을 외로움에서 고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외로움lonliness을 고독Solitude으로 바꿀 때 우리는 외로움을 극복하고 풍성한 삶이 된다는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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