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대한적십자사 헌혈유공자 지급한 만년필 가짜"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헌혈유공자 지급한 만년필 가짜"
  • 고주영
  • 승인 2021.10.14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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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납품한 J실업, 공정위 신고만 하고 후속 조치 이행 전무
J실업, 작년 담합 문제 지적에도 불구 올해 또다시 사업 수주해
"헌혈자의 숭고한 노고를 악용해 사리사욕 채우는 행위 막아야"
김성주 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에게 가짜 만년필 납품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적십자사가 헌혈유공장 수여자에게 기념품으로 지급해왔던 만년필이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짜 만년필을 납품한 업체는 지난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전주시병)이 헌혈유공장 입찰 계약 과정에서의 담합 문제를 지적했던 업체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가짜 만년필을 납품한 J실업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대한적십자사가 발주한 각종 유공장 제작과 만년필을 포함한 기념품 납품 계약을 수주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동일한 소재지에 전·현직 임원이 겹치는 사실상 가족기업인 S실업이, 10~20분 차이로 입찰에 동시 참여하는 방식으로 J실업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사실이 포착됐다.

이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대한적십자사의 사실관계 파악 및 후속조치를 촉구했으며, 대한적십자사는 후속 조치로서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 업체를 신고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공정위의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고, 이는 대한적십자사가 공정위 신고 후 추가적인 조치 마련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김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된 지난해 11월 5일 직후인 11월 6일, 대한적십자사 측에 자료보강 요청을 했으나, 대한적십자사는 이에 응하지 않는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에 가짜 만년필 납품 건이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되었고, 납품 업체가 J실업이라는 것을 파악한 김 의원이 후속 조치 진행 여부를 대한적십자사 측에 문의하자, 뒤늦게 감사팀을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답변 받은 것이 7월 7일인데, 대한적십자사가 감사팀을 파견한 것은 바로 다음날인 7월 8일이었다”고 언급하며 “공정위에 신고만 하고 방치하다가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의원이 작년부터 이어진 지적에도 불구하고 J실업은 대한적십자사가 올해 4월 3일 발주한 ‘2021년 헌혈유공장 납품 계약’에 또다시 참여해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헌혈자의 숭고한 노고를 악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면서 “대한적십자사 차원에서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보건복지부가 직접 나서 해당 건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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