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의 공익적 가치에 감사하자
농어촌의 공익적 가치에 감사하자
  • 전주일보
  • 승인 2021.10.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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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재 학 / 한국농어촌공사 동진지사장
심 재 학 / 한국농어촌공사 동진지사장

9월은 결실의 계절인 가을의 시작이자, 민족 고유의 명절이 있는 추석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황금 들녘에 곡식이 익어가는 가을을 맞이하여 농어촌의 공익적 가치의 소중함에 대해 되새겨 보고자 한다.

풍부한 수자원 형성, 드넓은 농지와 울창한 산림제공, 식량의 안정적 공급, 국토환경을 포함한 자연생태계의 보전 등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는 연간 약 27조원으로(2018년 농촌진흥청<농업의 다원적 기능 및 토양자원 가치 설정 연구>)농업·농촌이 수행하는 다원적 기능은 실로 크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농어촌의 공익적 가치에 감사함을 느끼고 잘 보존하여야 한다. 아울러 기후변화가 가져올 위협은 이제라도 우리가 농업농촌의 가치를 재인식하여 현실을 진단하고 농촌을 새로운 공간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경제 성장과 이촌 향도 현상으로 도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1970년도에는 50%, 최근에는 인구 중 약 9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는 도시화 종착 단계에 들어섰다. 농어촌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지역은 예전부터 이용하던 읍·면단위의 병원, 약국, 상점 등 필수시설이 점점 사라지고, 문화·생활 서비스 시설은 멀리 있어 도시처럼 편리하게 이용할 수가 없다. 버스 노선이 적을 뿐 아니라 배차간격도 길어 읍이나 면에 있는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 되었다. 이로 인해 농어촌을 떠나는 젊은 층은 갈수록 늘어가고 감소한 인구만큼 생활 기반 시설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국토를 이루는 가장 기초적인 정주 단위인 농촌마을은 소멸로 이어지게 된다. 

 코로나19로 소멸위험은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올해 105곳(46%)으로 지난해 93곳보다 12곳 증가했다.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4곳이 많아진 것과 비교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협약’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농촌정책을 도입하여 지역이 수립한 지역 발전방향에 맞게 중앙과 지방이 함께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공동의 정책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정책 간 상충되거나 중복 투자 되는 등의 비효율을 최소화하여 정책사업의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생명의 터전인 농어촌 본연의 가치를 높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연재해로부터 안심하고 농어업에 종사할 수 있는 농어촌, 살고 싶은 농어촌 공간을 조성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농업용수의 공급과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 ESG경영을 선포하고 환경(E)과 사회(S), 지배구조(G) 개선을 통하여 공익적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를 통한 탄소감축, 농업기반시설물의 기후변화 대응력 향상, 농어촌 생태 복원 등 농어촌 환경보전과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최근 ‘팬데믹(pandemic)’이라는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저밀도 사회와 비대면 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촌의 잠재가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변화를 기회로 삼아 창의적인 기획과 과감한 실행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우리 농어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농어촌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 한 세기를 넘는 기간 동안 농어촌의 일선에서 농업인과 함께 동고동락 해온 한국농어촌공사가 새로운 농촌정책 성공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농어촌의 공익적 가치와 자원을 보존하고, 농어민이 도시민과 동등한 수준으로 편리하게 문화, 교육, 의료 서비스 등을 누릴 수 있는 제도를 준비하여 돌아오고 싶은 농어촌, 소득이 있는 농어촌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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