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방역지침에 감염 확산한다
엉성한 방역지침에 감염 확산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21.08.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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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도 지나고 대기에 서늘한 기운이 스미는 계절이지만, 마스크로 가린 표정들은 심란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전국적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상황이 답보상태이지만, 우리 전북에서는 연일 2~30명대를 넘나들고 있어 걱정이다.

9일 하루 전북에서는 전주12, 군산 7, 김제 4, 정읍 3, 해외입국 3, 완주, 순창, 고창에서 각 1명으로 도합 3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발생 경로는 가족 간 감염과 타지역 확진자 접촉 등으로 분류되었다. 백신접종을 마친 사람이 감염되는 돌파감염4명이 나왔다.

가족 간 감염의 주원인은 외지에 사는 가족이 휴가를 이용해 가족을 만나면서 감염되는 사례였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가족 간 만남도 최대한 자제해오던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오래 지속되면서 방역에 점차 둔감해지고 설마 감염되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이 지역감염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방역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휴가에도 사람을 만나는 일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상당수 사람은 자포자기에 가까운 심경으로 사적 모임이나 친척을 찾아 나서기도 해서 감염이 이어지는 모양이다.

이런 개인적인 일탈이 문제이지만, 거기에 현재 시행 중인 거리두기 지침에도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전주일보 10일 치 7면에는 거리두기 지침이 엉성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현재 방역지침에는 백화점이나 대형 매장에서 식품을 시식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시식 코너를 열어 시식하게 되면 마스크를 벗어야 하고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바이러스가 옮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극장에서는 관람하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제품을 시식하는 일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그런 허점을 이용하여 식품업체가 극장에서 신제품 시식 행사를 가진 사실도 있다고 한다. 이런 허술한 방역지침이 계속되면 언제 어디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 극장만 아니라 편의점 취식도 문제다. 10시 이후 취식을 금하고 있지만, 편의점 밖에 설치한 테라스나 외부 식탁에서 10시 이후에도 취식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은 휴가철을 이용한 접촉 증가에 원인이 있다고 보지만, 근본적으로는 개개인의 방역 의식이 희미해진 문제와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거리두기 지침 등 관련 규정의 부실에도 있다고 본다. 접촉으로 전파하는 감염병은 그 원인인 접촉을 줄이는 방법이 최선이다. 백신접종조차 완전한 대비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느슨한 방역지침은 고쳐야 한다.

국민 모두 경각심을 갖고 방역지침을 지켜야 하는 건 당연한 의무이다. 마스크 불편도 감수하고 정해진 지침에 충실히 따르면서 이 위기를 넘는 지혜로운 국민이 되어야 하는 건 나와 가족, 이웃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다.

더불어 방역 당국은 현재 시행되는 방역지침에 허술한 점이 없는지 다시 검토하고 물샐틈없는 보완과 강력한 시행 의지를 보여야 한다. 작은 쥐구멍이 둑을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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