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의 제2의 가정입니다"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의 제2의 가정입니다"
  • 김주형
  • 승인 2021.08.09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노선덕 전주시 지역아동센터 연합회장, 코로나19로 지역아동센터 역할 확대
- 돌봄서비스 행상위해 인건비 제도 선과 인력충원 등 종사자 처우개선 절실
- 최근 연합회 기자회견 열고 '사회복지이용시설 인건비 가이드라인' 적용 등 촉구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돌봄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인건비 개선과 인력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아동에 대한 보호와 교육, 건전한 놀이 제공 및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아동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종합적인 아동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특히, 아이들의 방과 후 방임과 결식을 예방하고 지역 내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정서적 안정과 학업성취 능력향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안전한 보호, 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의 제공, 보호자 및 가족과 지역사회의 연계 등 아동이 건전하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종합적이고 질 높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이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는 늘어나는 이용 아동에 비해 교사와 인력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고 재정 지원이 부족하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센터가 수용할 수 있는 아동 수에 따라 종사자 수가 법적으로 정해지는 문제도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2021 지역아동센터 지원사업안내서'에 따르면 아동 10인 미만인 경우는 시설장 1명, 10명~29명인 경우 시설장·생활복지사 각 1명, 30명 이상인 경우는 시설장 1명·생활복지사 2명까지만 근무할 수 있다.

지난 8일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우아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난 노선덕 센터장은 "이곳에 등록된 아이들은 37명이다. 보통 학기 중에는 3시 이후 부터 북적북적하는데 방학 때는 아침부터 아이들이 찾아와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다."면서 "지역아동센터는 이 아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교육하는 '제2의 가정'이다. 하지만 종사자들의 근무환경이나 처우가 열악한 편이고 시민 관심도 낮아 센터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또 그는 "회계처리나 행정에 필요한 서류 정리 등 업무가 너무 많다 보니 아이 보는 시간보다 오히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때가 많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도 많은데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까 우려된다"며 사회복무요원 등 임시 인력도 있지만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화상수업이 늘어나면서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기 어려운 많은 아이들이 아침부터 센터로 몰리면서 방역과 돌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어려움에 더해 최근에는 아동 통학차량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지역아동센터의 어려움이 더 커졌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어린이 통학차량에 대한 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지역아동센터 차량은 속도제한장치·경광등·보조발판을 설치하고 차량 전면을 어린이 안전차량으로 개조해야 했다.

더욱 큰 문제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아동 통학차량 적용범위가 확대되면서 지역아동센터 아동의 귀가차량을 운행할 때에는 동승자를 탑승시켜야 하는 동승자 의무화법이 발효되면서 겨우 2명~3명의 법정 종사자가 근무하는 시설의 경우, 실질적으로 차량운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노선덕 센터장은  "대부분의 센터에 종사자가 2명인데, 한 명은 센터에서 나머지 아이들을 돌보고 한 명은 운전을 해야 하는데 동승자가 탑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통학차량에) 탈 사람이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에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지난 5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을 촉구했다.

전라북도 지역아동센터 시·군 연합회 회장단은 이날 "지역아동센터 법제화 이후 전국적으로 가장 촘촘한 공적 돌봄 기관으로서 아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지만 이런 노력과 헌신에도 불구하고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처우는 사회복지사로서 자괴감을 가질 정도로 열악한 실정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사회복지이용시설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적용받지 못하고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인건비를 받고 있으며 호봉제 적용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은 "종사자 인건비를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맞게 현실화하고 호봉제를 시행할 것과 함께 업무경감과 아동 통학차량 동승자 의무화법 시행에 따른 추가 인력의 배치"를 강력히 요구했다.

전주시 지역아동센터 연합회장으로 전라북도 시·군 연합회 대표를 맡고 있는 노선덕 센터장은 "지역아동센터의 예산은 인건비와 운영비가 분리해 교부되지 않고 운영비 안에서 프로그램비 10%를 우선 배정하고, 필수 시설운영비를 제외한 예산으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구조로 돼 있어 겨우 최저임금 수준에 맞추어 인건비를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센터장은 "우리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위기 상황으로 학교 휴교 중에도 종사자의 안위보다는 휴교로 결식이나 방임이 우려되는 아이들의 긴급 돌봄을 실시하는 등, 돌봄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명감으로  돌봄 현장의 최 일선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우리아이들을 지켜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열악한 환경의 근무여건 속에서 말없이 묵묵하게 소임을 다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건전하고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보람된 현장에서 종사한다는 자긍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더 이상 우리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에게 헌신과 봉사 정신만으로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정당한 권리를 찾아 신명 나게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역아동센터는 2004년 법제화된 사회(아동)복지시설로 2021년 5월 기준으로 전북도에 총289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근무하는 법정종사자는 총 649명, 돌봄 이용 아동은 8,400여명에 이른다. /김주형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