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판을 흔드는 대선 후보들
코로나 판을 흔드는 대선 후보들
  • 전주일보
  • 승인 2021.08.0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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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지겹던 더위도 6일 입추(立秋)를 지나면서 한풀 꺾인 느낌이다. 쓰르라미 소리가 점점 크고 깊게 들리는 계절, 이제 초가을 문턱에 들어선다. 10일이 말복, 늦더위가 막바지 심술을 부리며 앙버티고 있지만, 가는 세월을 어이하겠는가. 태풍 루핏도 지나가고 다다음 주면 처서(處暑)이니 더위도 볼 장 다 본 셈이다.

그런데 이처럼 계절이 가고 해가 바뀌어도 갈수록 힘을 키우는 못된 방해꾼 코로나바이러스는 물러설 기미가 없다. 바이러스들은 숙주(宿主)를 바꾸어 옮겨 다니며 더 활발하게 적응하기 위해 변이를 계속한다. 알파(Α), 베타(Β), 감마(Γ), 델타(Δ), 엡실론(Ε)을 넘어 페루에서 처음 발견된 11번째 람다(Λ) 변이까지 나와 일본에서 확인되었다.

요즘 맹위를 떨치며 백신 접종자에게도 돌파 감염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알파나 베타 바이러스의 3배 이상 감염지수가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최근에 연일 감염자 기록을 갈아치우며 7일 하루 1,800명을 넘어섰다. 전북에서도 부안군 등 그동안 감염자가 뜸하던 지역에서 집단감염이 이루어져 3~40명 선을 오르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방역지침을 완화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다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자 당황하는 모양이다. 미국의 경우 6일 하루에 25만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전문가들은 위험 상황임을 경고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축제를 이어가는 등 감기처럼 코로나와 동행하는 방향을 견지하고 있다.

백신을 접종하면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드물어 백신 접종 70% 정도가 되면 코로나와 함께 사는 일도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약 40%1차 접종률을 나타내고 있어서 70%에 달하는 시기는 10월을 지나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진화를 거듭하는 바이러스는 선진국에서가 아니고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리거나 거의 없는 후진국에서 발생한다. 감염이 재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변이가 발생한다. 지구촌 전체에 백신이 전달되고 접종하는 날을 기대할 수 없다면, 백신과 함께 가는 방법뿐이라고 한다.

 

초보운전에 나라를 맡기자고?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우리는 다시 나라를 이끌 대통령을 선출하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질병과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모든 분야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이미 경제적 격차가 고착하여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달리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런 마당에 너도나도 대통령을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고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정치의 기본조차 알지 못하고 세상사에 대한 기초 수준의 소양도 없는 사람, 우격다짐으로 사람 잡는 일에만 능숙한 사람에게 일부 계층의 관심이 쏠리자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자들이 나서서 부추기고 선동한다. 갈짓자로 운전하는 초보에게 나라를 맡기잔다.

정치란 어느 날 갑자기 나서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나 간단한 업무 활동이 아니다. 나라의 근간인 국민을 알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을 함께 바라보며 앞장서는 일이다. 더구나 자신을 기용한 사람에게 칼을 겨누는 배신에 환호하며 옹호하는 자들의 단견을 좇아 뇌동하는 정서는 자칫 나라를 진짜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편협한 조직에서 살다가 드넓은 세상에 나와 정치라는 것을 배우려면 상당 기간 수습과 실제 현장을 경험해야 한다. 멋모르고 튀어나와 되잖은 소리를 거듭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아무 말이나 하고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랬으니 배워가면 된다는 한심한 생각으로 나라를 이끌 수 있겠는가?

리더는 기본은 물론이고 평소 집단이 나아갈 바를 충분히 연구하고 설정하여 앞장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 국민의 안위와 행복이 결정되는 자리에 신출내기가 앉아서 무얼 하겠는가? 아무리 지지를 얻기 위해서라지만, 가는 자리에 따라 하는 말이 달라질 수는 없다. 중심이 잡힌 정치인이라면 허튼 망발을 해서는 안 되고 할 수도 없다.

 

최선의 길을 찾아낼 능력

 

그런가 하면 이미 경선판이 열린 여당 쪽의 행태도 그냥 보아주기 어려울 만큼 치사하고 한심하다. 유력 주자라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헐뜯기 위해 부끄러운 말을 입에 담는가 하면 너 죽고 나 살자식의 이전투구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폭로와 헐뜯기가 최종 선거에서 어떤 파장을 몰고 올 것인지 생각한다면, 마구잡이식 내뱉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집안싸움이 담을 넘어가면 돌아오는 건 망신뿐이다. 망신에서 그치는 정도가 아니라 집안이 망할 수도 있다. 다툼은 다툼의 범위 안에 있어야지 한계를 넘어 죽고 살기로 덤비다 보면 공멸(共滅)로 가는 지름길이다. 들여다보면 전혀 이성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가장 이성적이어야 하는 자리를 탐내고 있다는 걱정에 국민은 머리가 아프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앉는 사람은 뭔가 기대할 수 있는 보따리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최선의 길을 찾아낼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서로 온통 까발려서 뱃속까지 보이면 기대감이 없어서 흠만 보이게 마련이다. 마침내 한 후보가 다시는 네거티브를 입에 담지 않겠다 했으니 잠잠해지려나 싶다.

좋은 대통령 후보가 많아서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하는 행복한 국민이 되기는 글렀고 어떻게든 최악을 면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경으로 투표장에 들어가지 않기를 소망한다. 물어뜯고 흔들고 까발리는 더러운 선거행태를 더는 보지 않도록 자중하고 서로 치켜올려 좋은 후보로 뇌 새김되는 선거판이 되기를 갈망한다.

지금 우리는 여태 누구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시대로 향하고 있다. 어설픈 치기(稚氣)나 마구 대들고 파헤치는 능력을 구하는 게 아니라, 노련한 대응력으로 난국을 헤쳐갈 인물이 절실히 필요하다. 차분하게 지켜보며 선택해야 최악을 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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