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차분히 눈여겨보자
지금부터 차분히 눈여겨보자
  • 전주일보
  • 승인 2021.06.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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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요동치는 요즘이다. 300일 남은 대통령선거일을 앞두고 권좌를 노리는 굵직한 움직임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국민의힘은 젊은 당 대표 후보가 나타나 정치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 가운데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엄청난 숫자의 지망생들이 물밑에서 부지런히 물갈퀴를 저으며 나름의 고지를 향해 레이스를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속에 부동산 정책 실패로 궁지에 몰린 여당에 대한 반발로 정권에 대든 검찰총장이 유력한 대선후보로 지목되어 무게를 잡는 촌극도 이 시대의 볼거리로 등장했다. 보수 거대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정권은 그로기 상태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런 혼란 속에 전북 출신 정세균 전 총리가 대선에 뜻을 두고 전북의 지지를 발판으로 세를 불려 민주당 후보로 나설 채비를 마쳤다. 가장 먼저 고향을 찾아와 지지를 호소하며 바탕을 다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당대표가 앞서 달리는 레이스에 후발주자로 얼마나 힘을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늘 녹두밭 윗머리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전북으로서는 마음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최근에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원외인사인 이준석 후보가 신드롬을 만들며 강세를 보이는 상황을 보면 국민의힘 지지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오랜 파벌과 관록의 서열에 찌든 정치 행태에 진절머리를 흔들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정치의 모든 서열이 세월의 두께로 가늠되고 계파의 힘에 좌우되면서 나라 정치가 썩었다. 거물들은 가만히 앉아서 자리를 차지하고 젊은 인재들은 뭣도 모르는고참들의 지휘를 받으며 세월이 지나가기를 곱씹던 조선 시대의 파당 정치 행태가 오늘에 이어졌다.

급변하는 세상, 날마다 달라지는 문명의 홍수 속에서 지난 시대의 화석(化石)들이 모여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오늘의 정치판이 변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해묵어 굳어버린 머리들이 모여 생각하는 건 지난날의 무모한 짓을 되풀이하는 것이었다.

젊은 정치, 생각이 새로운 싱싱한 정치가 이 어려운 나라 형편을 풀어갈 수 있다. 노인의 경험이 필요한 게 아니라,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이 세상을 바로 보는 눈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패거리를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해 몸 바치는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 대선 후보에만 눈을 팔 게 아니라 내 지역을 위해 진정 헌신하는 일꾼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선거 바람이 부는 대로 휩쓸려 남이 찍으니 나도 찍는 어리석은 투표를 하지 않아야 한다. 아무렇게나 던지는 표에 나라와 지역, 내가 손해를 본다. 내 표를 제대로 행사하는 건 내 의무이고 나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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