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5월 첫 주일 풍경
어수선한 5월 첫 주일 풍경
  • 전주일보
  • 승인 2021.05.0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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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5월 첫날, 131회 노동절이었다. 강풍이 불고 강원도에서는 18센티에 이르는 폭설이 내렸다는 뉴스도 있다. 한반도 상공에 영하 25찬 공기가 머물고 있어서 대기가 불안정하다는 기상대의 해설이다.

비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서울 곳곳에서 노동자들의 노동절 기념대회와 산발적 시위가 있었다. 이날 민주노총은 영등포구 엘지 트윈빌딩 앞에서 제 131주년 세계노동절 대회를 열고 하반기 총파업 투쟁으로 불평등 세상을 바꿔내겠다.”라며 오는 11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최저임금을 받던 청소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해고되고, 정부의 정규직화 약속, 최저임금 1만원 약속, 노동존중 사회의 약속은 철저히 깨졌다라고 주장하고 경제질서의 변화도 산업구조의 재편도, 기후위기마저도 모두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불평등 세상을 뒤집어엎어 버려야 한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전주에서도 한옥마을 태조로에서 131호 노동절 집회가 열렸다. 전주 경기전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노동자들은 점점 더 벌어지는 불평등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우리 사회에는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새만금은 불로소득 환상의 대명사라며 송하진 지사를 정점으로 썩은 물 갈아내야 한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코로나 시대 하층 노동자의 어려움

 

이날 노동계의 목소리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된 기념행사에서 주장한 내용은 같았다. 110만 노동자가 파업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 최저임금 1만원 이상 확보를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노동계와 현재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조차 받기 어려운 하층 노동자들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존재한다.

지난 20일 한국노총은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이 3% 중반대로 나왔다며 성장률 상향이 사회 양극화와 소득 불균형 확대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저임금저소득 계층의 소득도 함께 상향되어야 하며 대폭의 최저임금 인상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민노총도 그날 오전에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임금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활안정이라는 목적 실현을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라고 촉구했다. 노동계는 시간당 1만원 이상으로 인상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노동조합에 가입한 노동자들만 생각하는 주장은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코로나 사태에 전국에서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노래방, PC, 식당, 주점 등 접객업종 대다수가 문을 닫았고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빚을 내가며 버티지만, 오래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수십년 가업으로 이어오던 식당도 문을 닫는가 하면, 비교적 쉽게 자리를 잡아가던 노래방이나 PC방이 줄줄이 문을 닫는 오늘의 상황을 풀어나가는 일이 가장 급하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평상을 회복해도 과연 과거처럼 돌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한번 달라진 행동양식이 전처럼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을 통해 세상을 뒤집어 버리겠다는 식의 협박은 지극히 위험하다. 잘 버는 기업이 더 많이 투자하고 고용하여 바닥 경제가 안정하는 데 기여하고 소득이 많은 노동자들이 지역경제를 위하여 소비를 늘리는 상생이 필요한 지금이다.

 

소란한 세상, 어지러운 다툼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제일 먼저 정상 생활로 돌아간 이스라엘에서 지난 3010만 명 인파가 몰려 축제를 즐기고 나오다가 수백 명이 죽고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코로나에서 해방된 기쁨과 종교축제가 상승효과를 일으킨 현장에서 잘 놀고 나오던 사람들이 넘어지고 뒤에서 밀쳐 서로 밟고 다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뭐든 넘치는 건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영국과 중국 등도 코로나 규제를 풀어 여행이 시작되는가 하면 인도에서는 하루 4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3,000명이 죽어 나가는 최악의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에 인도의 힌두교 축제 때 갠지스강에서 수백만 인파가 몰려 몸을 부딪치며 물에 들어가 즐기더니 그 후유증이 지금 나타나는 듯하다.

옆동네 일본은 하루 6,000여명 확진자가 나와 무관중 올림픽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후쿠오카 인근에서 다시 진도 6.5인 지진이 발생하여 대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떠돌고 있다. 이 뉴스를 본 네티즌들은 반성하지 않는 일본이 벌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댓글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국회 연설을 두고 북한이 다시 엄포를 시작했다. ‘바이든, 실수한 거야라는 북한의 반응을 보면 이 어지러운 판에 다시 긴장을 불어넣겠다는 협박이 아닌가 싶다. 우리 휴전선에서 법으로 막은 대북 전단이 날려져 북한의 김여정이 발끈하고 나선 일도 일맥상통하는 떼쓰기 작전 아닌가 걱정된다.

정당의 원내대표 선출과 당 대표 선출도 관심사의 하나다.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려 투표가 진행되었다. 초반 우세를 보이던 송영길 후보가 그대로 승리해 홍영표, 우원식 후보의 추격을 따돌렸다는 결과가 오후 5시에 발표되었다.

여러 관심사가 있지만,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이 중단된 문제가 제일 걱정이다. 화이자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1차 접종을 중단했고, 아스트라제네카도 2차 접종 시기가 닥쳤는데 확보된 물량이 부족하다는 뉴스가 나왔다.

선금까지 준 백신들이 누군가에 막혀 들어오지 못하는 건 아닌지 답답하고 울화통이 터진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으로 장난치는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깡패들이나 한다던 그런 일이 생길까 걱정이다. 5월 첫 주일부터 뒤숭숭하고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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