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산림화재, 천재(天災)인가 인재(人災)인가?
반복되는 산림화재, 천재(天災)인가 인재(人災)인가?
  • 전주일보
  • 승인 2021.04.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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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소방서장 백성기
백성기 정읍소방서장 

2019년 4월, 강원도 인제를 시작으로 고성군, 강릉시, 속초시, 동해시에 걸쳐서 대형 산림화재가 발생했다.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를 살펴보면 2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산불이 강원도 전역으로 확산하자 인근에 거주한 4000여명이 대피했고, 1757ha에 달하는 산림과 주택, 시설물 등 916곳이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산림 피해면적은 축구장 면적의 539배에 달하고, 여의도 면적(290㏊)의 2배에 육박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산불은 강한 바람과 건조한 대기가 이어지는 봄철에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최근 2011년~2020년까지 10년 동안 4700여건의 산림화재가 발생해 총 11,194.8ha의 산림이 소실되었고,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인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무려 3000여 건의 화재가 발생해 연중 발생한 산림화재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산림화재의 원인을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가 1594건(34%)으로 가장 많았고, 논·밭두렁 소각이 717건(15%), 쓰레기 소각이 649건(14%)으로 뒤를 이었다.

이와 같은 통계에서 보듯이 산불화재의 60% 이상이 사람에 의해 일어난 부주의였다. 결국 산림화재는 인재에 의한 재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봄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편이고, 강수량은 다소 적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기상 특징으로 인해 입산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됨과 동시에 논 ·밭두렁을 태우는 횟수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산불을 예방하고, 산불화재 발생 시 어떤 행동 요령을 가져야 할까?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입산 시 인화물질을 휴대하는 것을 금지해야 하고, 산림과 인접한 곳에서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을 금지해야 한다.

또한 입산통제구역에 출입하지 말고, 담뱃불을 절대 버리지 말아야 한다.

만약 산불을 발견하면, 119에 신고하고 초기 산불은 나뭇가지나 외투 등을 사용하여 진화하고, 화세가 강하면 안전한 곳으로 빨리 대피하는 것이 좋다.

산불은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확산하므로 풍향을 고려하여 산불의 진행경로에서 벗어나도록 대피하고, 계곡 밑은 대피 금지 장소라 볼 수 있다.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복구하는데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의식상태이며, 조그만 실천과 관심이다.

그동안 수많은 화재가 남긴 자연의 상처를 보며 가슴 아파했던 것처럼 우리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산을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서는 조그만 실천과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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