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하고 교활한 놈, 그 뒤에 나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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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일보
  • 승인 2021.04.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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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토요일인 17, 촛불계승연대 천만행동, 환경단체, 글로벌 에코넷 등 시민단체가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겠다는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들은 정부가 엄중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잠정조치를 청구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종로 일본 대사관 앞으로 이동하여 방류 철회를 촉구하는 서한문을 낭독했다.

이날 한국 대학생 진보연합(대진연)도 종로 일본 대사관 옆에서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저지 대학생 긴급 농성단을 꾸려 항의 시위를 계속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대학생들은 세계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본 정부의 만행을 두고 볼 수 없다.”라며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또 민노총과 진보연대 등 민중 공동행동 단체 구성원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하다면 너희가 마셔라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계속했다.

그러나 걸핏하면 성조기와 일장기를 들고 설치는 보수집단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 어쩌면 그들이 조국처럼 생각하는 일본의 일이니 무조건 찬성이라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이와 관련, 일본 산케이 신문은 14일 일본 정부의 고위 관료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과 관련해 중국과 한국 따위에는 비판을 듣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직접 피해 당사국의 비판을 듣고 싶지 않다는 말은 무시해도 된다는 뻔뻔하고 양심조차 없는 말이다. 그들은 오로지 미국만 받들면 된다는 교활하고 파렴치한 관념에 젖어있는 듯하다.

 

핵폐기물 관련 과거의 일본 태도

 

1993년 러시아 해군이 핵잠수함 원자료 폐기물을 동해에 버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이일에 일본 조야(朝野)가 발끈하여 시끄러웠다고 한다. 어민단체들은 조만간 동해안 생선은 못 먹는다는 소리가 들리고 소비자들의 심리적 영향으로 가격이 30%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들고 일어났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에 엄중항의하여 해명을 받을 것, 투기 즉시 중지 공동조사 실시, 외교상 대항조치 강구 등을 결정하고 대책에 들어갔다. 그 결과 그해 11월 당사국 회의에서 해양투기 전면금지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어서 1996년에는 해양투기 규제 런던 협약 개정 의정서를 채택했다.

러시아의 핵폐기물 투기에 일본 열도가 들끓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러시아를 규탄했던 당시에 일본은 사실상 1977년부터 러시아 핵폐기물의 10배가 넘는 양을 태평양에 버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주는 일본이다.

이번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관련하여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인 아소 다로는 삼중수소가 포하된 오염수를 두고 그 물을 마시더라도 별일 없다.”라며 오염수 방류가 정당한 것이라고 옹호하여 또 한 번 세계의 비난을 샀다.

그 말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그렇다면 그 물을 마셔보고 다시 얘기하라.”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이에 16일 아소 다로 부총리는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으로 식수의 1/7까지 희석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기 전에 다핵종제거 설비로 여과한 처리수를 바닷물로 100배 이상 희석하겠다고 했다. 바닷물로 희석한다는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바다에 방류하면 바닷물에 절로 희석될 일이고 희석이 문제가 아니라 바닷물에 삼중수소가 섞여 해양생물에 영향을 주는 오염이 문제다.

 

미국에 알랑거려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일본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두고 미국은 동맹국의 결정에 지지를 표명했다. 미 국무부는 이런 독특하고 도전적인 상황에서 일본은 선택권과 효과를 저울질하고, 결정을 투명하게 했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된 원자력 안전기준에 따라 접근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성명을 내서 찬성했다.

일본의 모든 국제적 행동은 미국의 승인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늘 거침이 없다. 그래서 한국이나 중국 따위의 비판을 듣고 싶지 않다는 건방진 말이 나온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도 처리된 물을 바다에 방류하는 것은 인간에게 해롭지 않다.’라고 일본 편을 들었다.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다.

독일 등 유럽국가 기구에서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배출에 대한 시뮬레이션한 영상을 보면 반년 안에 일본 동해안은 완전히 오염되고 1년 반이면 한국 동남 해안이 모두 오염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본 북부와 앨러스카에도 오염이 퍼질 것으로 시뮬레이션은 보여주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일본에 항의하는 모양새를 내고는 있지만, 미국의 압력에 강력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일본은 16일 스가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여 바이든 취임을 축하하고 양국 미일 공조를 논의하며 한미일 동맹 강화를 내세웠다. 아마 스가 총리는 오염수 방출에 동의한 미국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을 터이고 한국에 압력을 넣어 일본에 동조하도록 부탁했을 듯하다.

미일 회담 결과 미국의 뜻대로 일본은 대만을 두둔하고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등 내용을 성명에 넣어 발표했다. 미국은 도쿄 올림픽을 찬성해 편을 들어주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트럼프 시절 이상으로 강화하고 있다. 5월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국에 요구할 대중국 견제 명문화 주문에 정부 대응이 퍽 어려워 보인다.

일본과 미국, 그들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 침략하여 수탈을 일삼고 나라를 통째로 먹어 치우려던 일본, 그 일본의 알랑거림에 한국을 남북으로 갈라놓고 군대를 주둔시키면서 주둔비를 내기는커녕 방위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뜯어가는 미국이다. 그런 두 나라를 조국처럼 섬기는 자들이 외려 큰소리를 치는 이상한 나라 코리아, 그리고 배알도 없는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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