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절대 끝발, 의사
코로나 시대 절대 끝발, 의사
  • 전주일보
  • 승인 2021.02.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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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포근한 날씨에 집콕을 박차고 자전거로 세상 구경에 나섰다. 주말 거리에 모처럼 사람들이 보였다. 전주천 산책로에도 봄기운을 주체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줄을 이어 걷는다. 어떤 젊은이는 겨울 차림을 벗어던지고 산드러진 봄 차림이다.

이제 간혹 꽃샘추위가 심술을 낼 터이지만, 오는 봄을 어이하겠는가? 깨어나는 계절, 생명이 살아나는 이 좋은 계절에 저마다 봄을 맞으러 나왔는데, 얼굴을 가린 마스크가 도대체 어울리지 않아 안타깝다. 저 마스크 뒤에 곱고 싱싱한 얼굴들을 감추어야 하는 이 봄은 봄이어도 봄이라 할 수 없는 아픈 계절이다.

길섶에서 성급하게 얼굴을 내민 봄까치꽃’ ‘별꽃을 만나고 아파트에 돌아오며 보니 화단에 청매(靑梅) 몇 송이가 화사하게 피어있고 봉오리들이 한껏 부풀었다. 이미 봄은 우리 안에 찾아와 있었다. 집에 돌아와 TV를 본다. 또 의사들이 코로나 예방접종까지도 거부할 것이라고 국회와 민주당을 협박한다는 뉴스다.

지난 8월이던가? 공공의대 설립 계획을 자기들과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자를 팽개치고 파업을 강행했던 그들이다. 다시 국민생명을 볼모로 국회가 개정하려는 법안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이 엄중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는 보루이자 방패로 삼는 의사(醫師)라는 이름의 그들.

 

지난해 8월의 의사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공공의료 인력이 부족하여 과로로 쓰러지는 의사와 간호사가 여럿 나왔다. 한때, 하루 1천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병상 부족으로 환자가 집에서 대기하다가 숨지는 일도 있었다. 현재 전국의 코로나 병상을 지키는 이들 대부분이 공공의료 인력이 아니다. 그런데도 공공의료 인력 문제는 늘 입속에서 머물 뿐, 의사들이 무서워서 입 밖에 내지 못한다.

지난 827일 대한전공의협회는 파업여부를 정하는 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에 이르지 못하여 부결되었음에도 집행부가 의결사항을 인정하지 않고 재투표로 파업을 강행했다. 어쩌면 그들은 이 코로나바이러스 판에서 정부의 항복을 받지 못하면 두고두고 후회하리라고 생각했을까?. 물실호기(勿失好機), 이 좋은 판을 깔아준 바이러스가 그들에겐 복덩이(?) 노릇을 한 셈이다.

거기다 의대생들은 파업에 동조하느라 신청했던 의사 시험을 포기하고 응시하지 않았다. 시험 비용까지 내고도 시험을 거부한 그들이 다시 시험을 보겠다고 생떼를 썼다. 의사협회는 사과하는 척 태도를 돌변하여 의사 시험을 치르게 하라고 은근히 윽박질렀다. 하릴없이 정부는 올해 그들 몫까지 두 번의 시험을 치르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이 바이러스에 고통 받는 동안 그들은 스스로 밥그릇을 단단하게 챙기며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국가가 시행하던 의사 시험을 대한의사협회가 독립적으로 의사면허를 관리하는 대한의사면허관리원(가칭)’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의료법 개정을 반대하는 자리서 발표했다. 국민생명 줄을 쥐고 흔들며 겁박하는 의사라니.

최대집 의협회장은 의사면허의 체계적이고 일원화된 독립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정부가 발급하는 면허의 관리와 보수교육 등이 전문성이 부족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아예 우리끼리 잘해볼 터이니 정부는 간섭하지 말고 구경이나 하라는 주문을 내놨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쉽게 물러갈 형편도 아니고 그들을 대신할 방법이 없으니 이참에 모든 것을 이루겠다는 심산인지도 모른다.

국민의 생명을 틀어쥔 그들의 무람없는 요구는 이번에 국회가 의사도 변호사공인회계사변리사 등 다른 전문 직종처럼 면허 자격 요건을 제한하는 내용이 강화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정면 반대하는 것으로 다시 첨예하게 솟았다.

 

누가 감히 갑()인 의사를 건드리는가?

 

의료법 개정안을 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 기간이 끝난 의사는 이후 5년 동안 면허가 취소된다. 또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의사는 유예기간이 끝난 시점부터 2년 동안,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유예 받은 의사는 유예기간 동안 환자를 진료할 수 없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 대해 의협은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타 직종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등 형평성에 반하는 과잉규제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의협은 의료인이 자동차 운전 중 과실로 인해 사망사고를 일으켜 금고형 등의 처분을 받으면 수년간 의료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라며 한순간의 교통사고 만으로도 의료인이 평생 바쳐 이룬 길을 포기하게 만다는 것이 개정안 취지에 부합하겠나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개정안이 복지위를 통과하자 최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 최대집은 국회 앞에 제 피를 뿌려서라도 끝까지 저항 투쟁하겠다. 민주당은 무슨 결과를 가져오든 책임은 온전히 민주당이 져야 할 것이라며 법안의 진행 추이를 보면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 13만 의사 면허반납 투쟁, 전국의사 총파업, 코로나19 백신접종 대정부 협력 전면 잠정 중단 등 투쟁 방식을 두고 신속하게 논의를 전개하겠다라고 적었다.

최 회장이 내세운 교통사고로 사망사고를 낸 때에도 면허를 취소한다는 부분은 조금 과하다는 느낌도 있다. 그러한 부분은 아직 법사위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수정 가능성이 남아있다. 그런데도 의사면허 반납, 전국의사 총파업 그리고 코로나19 백신접종 대정부 협력 전면 중단까지 줄줄이 들고나와 협박한 일은 다시 지난해 8월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걸핏하면 의료 파업과 코로나19 협력 거부를 들고 나오는 의사협회의 겁박에 국민은 분노한다. 불공정한 부분에 대해 법사위에 의견을 제시할 절차가 있음에도 당장 코로나19 접종 거부까지 들고나온 그들의 생각은 무엇인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무기로 법 개정 자체를 없던 일로 하겠다는 힘겨루기 선언인가?

코로나19를 앞세워 밥그릇 지키기를 거쳐 이번에는 의사들만 특권을 누리겠다는 욕심에 국민은 분노하고 허탈하다. 국민의 가슴은 그들의 하늘 찌르는 기세를 어찌 감당하려고 국회가 어설픈 개정안을 내놔서 트집에 말려들었는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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