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저녁 한때
쓸쓸한 저녁 한때
  • 전주일보
  • 승인 2021.02.07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정통 그 거리를 걸었네

옛 간판들이 띄엄띄엄
추억을 불러내네
아는 얼굴 하나 보이지 않네

알만한 간판 아래로 들어가서
희미한 얼굴을 찾았네
옛 사람은 간 곳이 없고
낯선 얼굴이
나는 아니라며 손사래를 젓네

쓸쓸하다 저녁 한때

 

ㆍ 영정통 : 익산시 중앙동 거리

추억이라는 말은 행복했던 순간이나 좋아했던 사람에 대한 아름다웠던 것들을 생각할 때 주로 사용한다. 살면서 특별하게 잊혀 지지 않는 얼굴이나 이름이 있다. 흔히 그런 얼굴이나 이름을 인연이라고 한다. 그 사람과 사소한 일이라도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된다.

그것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뇌리에 깊게 남은 인간적 선물이다. 그렇게 뿌리내린 선물은 살아가면서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 청량제 구실을 하기도 한다. 그리움이 울컥 솟구칠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아픔이나 사무침으로 다가오는 잊혀 지지 않는 얼굴도 언젠가는 추억이라는 이름의 가방 속으로 들어간다.

시간은 오염된 물을 걸러내는 정화기가 되어 삶을 행복으로 걸러 주는 여과장치다. 아직도 가슴 깊이 뿌리박혀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랑의 흔적이나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는 첫 사랑의 기억도 현재라는 시간 앞에서는 모두 지난날의 기억이다. 아름다운 추억이 헛된 집착이나 공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 추억은 추억이 될 때 아름답다.

지난날에 얽매어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면 스스로를 옭아매는 장애요인이다. 지나간 추억과 행복했던 경험들을 현실적 자양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능동적인 사람 또는 희망적인 사람이라 부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