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농심(農心)으로 농업인에게 희망의 해가 되길
신축년, 농심(農心)으로 농업인에게 희망의 해가 되길
  • 전주일보
  • 승인 2021.01.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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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재 호 / 전북농협 본부장
정재호 / 전북농협 본부장

경자년(庚子年) 쥐의 해가 저물고 신축년(辛丑年) 하얀 소의 해가 힘차게 밝았다.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보내면서 도민들과 농업인들이 새해를 맞는 각오가 남다를 것이다.

전통적으로 흰 소는 신성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 여겨진다. 흰 소의 의미처럼 상소로운 기운이 물씬 일어나 농업·농촌에도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신성한 기운을 가진 소의 해로 바뀌었다고 농업·농촌 환경이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농업인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농업계의 이슈를 짚어보고 반복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지혜를 모을 때이다. 먼저, 고향세(고향사랑 기부제도) 도입이 올해에도 농촌과 자치단체의 뜨거운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향세는 도시민이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방자치단체를 지정해 기부하는 제도로 기부자에게는 답례품 제공이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기부자에게 지역특산물(농축산물)로 답례품 제공시 지역 농가의 소득증대 및 관련 지역산업 발전과 고용증대가 기대된다.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20.9.22)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이 남은 상황이다. 조속한 시행을 위해서는 고향사랑기부제 정책효과 제고를 위한 활발한 논의와 이에 따른 후속 작업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고향에 대한 건전한 기부문화를 조성하고 지방재정 확충을 통해 농촌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농업계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지난해 5월 전격 시행된 공익직불제는 현 정부가 농정의 틀을 바꾸기 위해 도입한 농업정책의 하나로, 조기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20년 기본직불금으로 총 112만 농가·농업인에게 총 2조 2,753억원이 지급되었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익직불금 수령농가의 87.3%, 경지면적 0.5ha 이하 농민의 92%가 새 제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직불제 자격요건으로 「대상농지가 ‘17~‘19년 기간 중 1회 이상 직불금 수령 실적이 있는 농지」이면서「신청자가 ‘16~‘19년 기간 중 직불금을 1회 이상 수령한 실적이 있는 농업인」으로 규정함으로서, 대상에서 제외된 농업인의 불만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과거 특정기간에 특수한 상황으로 직불금을 신청하지 못한 실경작자가 제외되지 않도록 직불금 자격요건 개선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공익직불제 예산은 전년과 동일한 2.4조원으로 동결됐다. 현 수준의 선택형 직불제(‘20년 예산 794억원) 하에서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 제고에 한계가 있다. 보다 높은 수준의 농업·농촌 공익기능 창출을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선택형 직불제 프로그램 확대를 통한 선택직불제 강화와 수혜농가 확대 등을 위해서는 예산 확충이 절실하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공익직불제 예산을 2023년 이후 3.8~5.5조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교육 부족으로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행정 혼선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농업인으로부터 제기된 준수의무 사항에 대한 민원, 개선사항, 위반사항이 많은 항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현실에 맞는 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하겠다. 이렇듯 공익직불제 제도 개선은 농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직불제 조기 안착을 위해 정부와 농업계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이 밖에도 농민수당 도입 확산, 농촌공간계획 제도화, 식량안보 중요성 부각 등 올해도 농업·농촌이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농심행 무불성사(以農心行 無不成事)의 옛말처럼 농심으로 정성스럽게 부지런하게 일을 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농심(農心)이 희망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새해는 권농(勸農)과 풍농(豐農)을 상징하는 소처럼 넉넉하고 풍요로운 농촌·농업을 만들고 농업인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재도약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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