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세상, 달라진 것들
변하는 세상, 달라진 것들
  • 전주일보
  • 승인 2021.01.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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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날씨가 풀려 거리에 활기가 돋는다. 코로나와 추위에 움츠렸던 마음들이 봄날처럼 포근한 거리를 누비는 모습이 반갑다. 금요일에 다시 추워진다는 예보는 그때의 일, 마스크 뒤에 숨은 얼굴이지만 눈가에 미소도 보인다. 거리두기로 말릴 수 없는 연인들의 밀착 데이트에서는 꿀이 흘러 거리를 활기차게 한다.

풀린 날씨처럼 세상도 풀려 훈훈해지고 마스크 뒤에 숨은 얼굴도 보며 살날을 갈망하지만, 아무래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영국에서 나온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항체에도 반응하지 않아 백신 효과도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아프리카, 브라질에서 나온 변종 바이러스도 전염력이 높다는 발표가 있다. 언제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짐작조차 어렵다.

지난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다. 그의 취임이 양분된 미국을 다시 봉합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각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미 의사당 폭력 사태는 단순히 트럼프의 선동에서 비롯한 것만 아니라, 미국인의 거친 행동양식을 한눈에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런 미국의 불안은 오래지 않아 우리에게 나쁜 영향으로 다가설 조짐을 내포하고 있다. 수습하기 어려운 국내 정치 상황에 매달리기보다 세계의 리더 역할을 강조하던 바이든의 주장을 관철하는 쪽으로 물꼬를 돌릴 가능성이 크다. 아직도 매듭짓지 않은 방위비인지 점령 비용인지를 결정하는 일과 우리와 중국을 떼어놓으려는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주에 우리의 관심을 끌었던 뉴스는 정세균 총리의 행보가 점차 발소리를 크게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조용히 국정을 수행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그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더니 민주당의 3’로 확실하게 위치를 확보했다.

이낙연이 사면 발언으로 죽을 쑤는 동안 이재명 지사가 단독 선두로 거리를 벌리며 앞장섰고 정 총리가 슬금슬금 두 후보의 지지율을 갉아 몸피를 불리는 중이다. 온화하고 무리하지 않는 그의 성격과 일하는 태도가 이 어지러운 정국에서 적임자로 시선을 끄는 것이다.

어제도 그는 초등학생들의 등교 문제를 들고 나와 관심을 받았다. 방역 현장을 누비는 그의 움직임이 뉴스에 자주 보이는 가운데 점차 그를 향한 국민의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그에게 약점이라면 전북 출신이라는 점이다. 전북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지역 출신 인물을 키우지 않고 깎아내리는 악습이다.

 

오랜만에 등장한 전북 출신 대선후보

 

전북 출신으로 2007년 대선에 나섰던 정동영 후보가 있었지만, 당시 선거 분위기는 성공 기업인이라는 이미지를 단 이명박에 국민의 관심이 쏠려 그저 후보에 만족하는 정도였다. 202239, 앞으로 13개월 보름 정도 남은 제21대 대통령선거다. 정 총리는 무리수를 두지 않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고 국회의장을 거쳐 총리 인준 청문회도 쉽게 통과하여 정계에서도 무난한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지난해 113일 취임, 1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코로나가 극성을 부려 방역에 온 힘을 쏟았다. 한밤까지 방역 일선을 지휘하고 현장을 누비고 격려하여 K-방역을 지휘했다. K-방역이 세계의 시선을 받아 찬사를 받기에 이르자 4월 진행된 총선에서 민주당은 189석의 거대 여당으로 힘을 얻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정 총리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낙연 전 총리는 언론인 출신답게 야당 의원들의 돌발질문에 능숙하게 답변하여 국민의 시선을 끌며 대선 주자로 확실한 위치를 확보했다. 거기서 더 욕심을 부리지 말고 총리직을 수행하며 코로나 정국을 수습했으면 아직도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을 것이다.

무리수를 두어가며 대표 선거에 나서서 승리했지만, 코로나 정국에서 비롯한 사회 위기와 추-윤 갈등을 펌프질해 정부와 민주당을 몰아붙인 조중동의 흔들기에 큰 상처를 입었다.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이재명 지사가 치고 나와 이낙연 대표를 삽시간에 앞지르기하는 과정에 정 총리가 끼어들기를 시도해 성공했다.

참으로 묘한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정 총리의 행보는 이제 거침이 없다. 백신이 들어오면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접종을 진행할 것이다. 이미 각 시군단위까지 접종 계획이 마련되고 요원들을 확보하여 백신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백신 물량 확보와 변종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지 않는다면 정 총리의 대선 후보 도전은 성공 가도에 들 것이다. 전북인의 못된 깎아내리기 악습도 없어져야 한다.

 

미국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 성 김

 

21(현지 시간) 미 국무부 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에 성 김 주인도네시아 미국대사가 임명됐다. 본명 김성용인 그는 중학교 1학년 때에 미국에 이민하여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북한 문제를 담당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여 201410월까지 재직했다.

2014년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동아태 부차관보로 임명되었고 주필리핀 대사로 재직하다가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대사로 부임했다. 남북회담과 김정은-트럼프 만남을 주선하고 북한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던 북한 통이다. 그가 정식으로 차관보에 임명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아시아 문제에 거의 전권을 부여받은 캠벨의 신임을 얻고 있어 대행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미대화와 남북회담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그가 차관보에 임명된다면 남북관계 회복과 북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갈망하는 종전 선언이나 한반도 평화구축 문제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한 진전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가능하다. 다만, 지금 그의 이름은 김성용이 아니라 성 김이라는 현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관리가 한국을 위해 일해 왔다면 중용되었을 리가 없다.

다시 20211월 마지막 월요일이다. ‘소대한(小大寒) 지나면 얼어 죽을 개 아들놈 없다.’라지만, 주말께 다시 한파가 온다는 전망이다. 코로나감기 조심하여 건강하게 2월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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