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만든 새로운 세상
코로나19가 만든 새로운 세상
  • 신영배
  • 승인 2021.01.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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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대표
신영배 대표

국내에 코로나19가 처음 들어온 날이 2020120, 1년을 지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2010시 현재 73,518명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고 1,300명이 사망했다. 코로나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완치 후 반년이 지나도 통증과 심리적 괴리감에 고통을 당하고 몇몇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직접 피해뿐만 아니다. 자영업자와 소규모 사업장, 기타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생계를 이어가지 못할 만큼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수십 년을 이어오던 영업장이 문을 닫고 소소한 중소업체 상당수가 폐업이라는 최후 절차를 밟아야 했다.

일과를 끝내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풀고 정을 나누던 그 시절이 그립고 이웃과 어울리지 못하고 거리를 두어야 하는 삭막한 세상으로 변했다. 코로나로 죽은 사람은 장례 절차도 치르지 못하고 흔적 없이 사라져야 하고 일반 장례에도 문상가는 사람이 드물어 상부상조의 아름다운 전통조차 무너졌다. 반면 계좌번호에 송금하는 부조가 일반화했다.

사업장이 문을 닫으면서 실업자가 속출하고 국가가 지급하는 실업급여에 가계를 기대는 사람이 자꾸만 늘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종과 유동 인구에 의지하는 업종은 완전히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점점 국가와 공공기능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 기능을 담당하는 공직자들은 코로나 이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모든 가치가 변하고 생활 양식이 달라져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시대를 건너는 국민 앞에 손을 들고 길을 여는 지도자도 보이지 않는다. 이 어려운 시기에도 날이면 날마다 정쟁에 몰두해 편 가르기와 헐뜯기만 일삼는 정치, ‘너 죽고 나 살자, 상생을 모르는 정치판에 치여 죽는 건 민생이다.

커지는 공공부문, 변하지 않은 공직자

우리의 K-방역이 나름 성공한 덕분에 가까스로 팬데믹 상황을 넘어서 다시 안정기에 들어가고 있다. 얼마 전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자 방역 실패 책임 운운하며 편 가르기에 몰두하던 정치인들의 몹쓸 입들이 요즈음엔 조금 조용하다. 하루 수만 여명이 죽어가는 미국과 유럽을 생각하면 대견한 일이다. K-방역의 원천은 정부의 적극 정책에 잘 따라준 국민이다.

K-방역은 무난했지만, 정부가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어려운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코로나 관련 정책에서는 어딘가 아귀가 맞지 않고 어긋나는 곳이 있다. 관련 공무원들이 실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을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공무원들은 산천이 무너져도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현 사태에 대한 절박함이 없다. 

관공서에 가보면 일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책상에 앉아 주식시세를 뒤적이거나 일하는 척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일은 안 해도 날짜만 지나면 승진하는데, 그도 모자라 윗선에 알랑거리며 에스컬레이터를 생각하는 부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어려운 자영업자나 가난한 이들의 실정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고위 단체장이나 상급자들은 자신들이 우매한 국민을 이끌고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으스대는 일에 익숙하다. 자신들을 임명하고 표를 준 주인을 물로 보는 공직자들은 스스로 목민관(牧民官)이라 칭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조선 시대나 일제 강점기의 관리(벼슬아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공직자를 둔 국민(주인)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동안 모든 일을 자신이 해결해야 했던 경험에서 벗어나 국가와 공공 부분에 의지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 코로나19에 직접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을 받은 국민까지 점차 공공 부분의 도움을 실감하고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그런 국민의 수요에 공직자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허둥거리는 게 문제다. 변하는 시대에 묵은 사고방식으로 군림하려 드는 공직자 때문에 국민은 피곤하다. 가장 변하지 않은 곳을 자리매김하면 검찰과 법원, 언론 그리고 공직사회다.

해외인력 확보 시급하다

전북의 2020년 말 주민등록 인구가 1804,104명이다. 2019년에 비해 10,000 명 이상 줄었다. 더구나 노동 가능 인구는 타지역에 비해 더욱 적다. 노인인구가 갈수록 느는 가운데 젊은이들은 도시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신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 절대인구가 감소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노동력 확보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건설 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해외인력을 조달하기 어려워 인건비 부담은 물론 공기를 맞추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건설 현장뿐만 아니라 농촌의 인력 부족은 더욱 심각하다. 우리 인력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형편인데 해외 인력은 들여오기도 어렵고 관리하기도 어렵다. 그나마 지금은 불법 입국 외국인 근로자도 구할 수 없어서 코앞에 닥친 내년 영농기를 어찌해야 할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북의 경우 삼락(三樂)인지 삼낙(三落)인지 자랑만 하는 농정이 아니라, 지금부터 서둘러서 외국인 노동 인력을 들여올 방법을 서둘러야 할 때다. 외국에서 인력을 모집하고 방역 절차를 거쳐 봄 농사를 준비하려면 지금부터 서둘러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없다면 올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농가가 대부분이다.

행정이 해야 할 일이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서둘러 필요한 인력을 파악하고 지급 가능한 인건비 액수, 근로자 숙식 문제까지 면밀히 조사해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자치단체 자체에서 어려우면 정부와 국회라도 연계해 노동력 문제를 풀어야 한다.

탁상에서 거드름이나 피우는 공직자가 아닌 현장에서 진정으로 일하는 머슴이 필요함을 코로나19를 통해 배우고 있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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