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위기 극복하는 한국무역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하는 한국무역
  • 전주일보
  • 승인 2020.12.2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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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 일 /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이 강 일 /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2020년은 우리 모두에게 힘겨운 한 해였다. 국경을 가리지 않는 코로나19 전염병의 위세 앞에 세계 교역이 급속도로 위축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위기에 강한 수출한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우리 수출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주요국 대비 양호한 실적을 보였고, 특히 하반기 이후 수출이 반등하면서 3분기 경제 회복을 주도했다.

특히 3분기 순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3.7%p를 기록하여 수출이 내수의 부진(-1.4%p)을 만회하고 경제 회복을 이끌었다. 2020년 우리 수출은 전년대비 6.4% 감소한 5,077억 달러, 수입은 7.6% 감소한 4,6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의 질적 성장도 좋아졌다. 친환경차,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품목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친환경차(23.7%)와 차세대 반도체(12.1%) 수출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반도체 수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며 우리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4월 이후에도 반도체 수출은 3.1% 증가하였다. 언택트 생활방식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서버, 모바일 등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였다. 시스템 반도체도 1~10월간 수출이 13.1% 증가하면서 전체 반도체 수출 증가를 주도하였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생활방식과 소비패턴에 발맞춰 비대면, 홈코노미(홈(home)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집이 단순히 주거공간이 아닌 휴식·여가·레저를 즐기는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집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경제활동을 이르는 용어), 의료·위생 관련 품목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언택트 생활방식의 영향으로 데이터의 이동 및 저장 수요,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면서 올해 1~10월중 컴퓨터 수출이 70.9% 증가하였고,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화장품(14.6%), 농수산식품(3.3%), 냉장고(16.3%) 등 홈코노미 관련 제품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세계의 모범이 되는 방역 성과를 앞세워 의약품, 진단키트, 마스크 등 방역관련 제품 수출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1~10월 진단키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15.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K-방역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눈여겨 볼 것 중 하나가 중소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수출 중소기업의 수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올해 1~9월중 중소기업 수출은 2.9% 감소하여 대기업(-10.5%) 및 총수출(-8.6%)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중소기업 수 또한 2014년 이후 5년 연속 증가하여 수출 저변이 확대되었고, 2020년에도 1~9월간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86,400개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 트렌드의 확대, 진단키트 및 손소독제 등 방역제품의 수요 증가, 비대면 디지털 장비 수요 증가 등이 중소기업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주요 소재· 부품의 대일의존도가 개선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 수출규제 3개 품목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탈일본화 및 수입선 다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대일 수입의존도가 가장 높았던 포토레지스트는 벨기에로 일부 수입선을 전환하였고  불화수소는 대일 수입의존도가 22.1%p의 큰 폭으로 하락하여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으며, 국내 연구개발을 통한 소재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다. 대일본 수입 상위 100대 품목 중 68개 품목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감소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12월 8일은 무역인들과 함께 자축하는 제57회 무역의 날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참가자를 최소로 하고 예년보다 행사를 대폭 줄여서 개최할 수 밖에 없었다. 12월 10일은“제23회 전북 수출 및 투자유공인의 날 및 제57회 무역의 날 포상 전수식”을 개최하는 날이었는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전북에서는 부득이 행사를 취소하게 되었다.

이날 전북의 무역인의 노고를 치하하고 유공자 및 수출기업을 포상하여야 했는데 기회를 갖지 못해 무척 아쉽게 되었다. 올 한해 예상치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쉬지 않고 달려온 무역인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코로나19 위기가 언제 종식될지 명확히 알 수가 없지만 우리 경제가 숱한 시련을 겪어낼 때마다 무역인들의 지혜와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이 언제나 회복의 활로를 열어 왔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도 다시 한 번 민·관이 힘을 모아 수출 혁신을 앞당긴다면 이번 고비 역시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한국 경제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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