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변화
보이지 않는 변화
  • 전주일보
  • 승인 2020.11.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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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 편집고문
김 규 원/ 편집고문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200명을 넘어섰다. 14205명에 이어 15일에는 208명을 기록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어쩌면 할로윈 주말의 여파가 아닌가 싶지만, 군데군데 집단감염의 현상이 보여 다시 펜데믹 상황으로 전개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 전북에서는 지난금요일 다시 새 감염자가 발생하여 시민들이 조바심하고 있다.

화이자에서 백신을 개발하여 올해 안에 상품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상용화하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백신을 보관하는 온도가 영하 70이고 영하 20언저리에서 5시간밖에 생존할 수 없다니 운반과 유통, 접종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백신의 효과 유지 기간이 1년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모든 발표가 화이자 회사의 발표이고 보니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코로나19에 모든 것이 달라진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금세 우주라도 정복할 것처럼 위대해 보이던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허술한 존재인지 실감했다. 맨눈으로 볼 수도 없는 작은 바이러스에 인류 모두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감염이 두려워 전전긍긍이다. 마스크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거부하던 유럽인과 미국인이 모두 눈만 내놓고 산다. 인터넷 포털과 신문에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줄줄이 서서 기념촬영을 한다.

 

예측하지 못한 오늘

 

1년 전만 해도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살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찮아 보이는 바이러스에게 이렇게 농락을 당하는 허접한 종()이 인류다. 인류 역사에 지난 한 해처럼 큰 변화가 몰아진 적은 없었다. 기존의 질서가 거의 무너지고 생경한 세상에 온 것처럼 모두가 서툴고 어설프다. 호모 사피엔스가 코로나 사피엔스로 살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

거의 모든 일에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untact)이 전제(前提)되고 온라인 판매가 절정을 이루는 오늘이다.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예측하지 못한 바이러스에 당황하여 갈팡질팡하는 오늘의 상황을 재빨리 인식하는 적응력을 가져야 어려운 시기를 넘어갈 수 있다. 바이러스처럼 보이지 않는 변화를 알아채는 민감한 촉각이 필요하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애매한 논리로 묵은 시대의 가치관이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지난 시대에는 그저 물결이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있으면 저절로 흘러 바다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울이 급하고 곳곳에 바위와 날카로운 장애물이 가득한 급류에서는 맨몸으로 흐르는 대로 가다가는 목숨을 잃기 마련이다. 급류에서 견딜 수 있는 카약이라도 준비하지 않으면 살아나갈 수 없다.

자연과 어울려 살았더라면 이런 재앙이 오지 않았을 터이지만 지나친 욕심으로 자연을 훼손한 벌을 받는 오늘이다. 그러면서 점점 더 불안을 느끼는 건 앞으로 또 어떤 자연의 힘이 인류를 어렵게 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간의 탐욕으로 망친 자연을 되돌리는 간절한 노력이 없으면 정말 무서운 자연현상이 인류의 생존을 끝내버릴 수도 있음을 우리는 잊고 산다.

자연회복과 함께 우리는 이런 변화를 거니채고 적응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지난 시절의 경험은 무자비한 파괴와 지극한 이기주의자들이 성공하는 줄거리였다. 어느 분야에서든 요령과 술수가 능한 자들이 살아남고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또 어디서든 죽도록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예민하게 시대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묵은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이 시대를 이끄는 힘은 어디에?

 

미국의 대선에서 파락호 트럼프가 밀려나고 바이든이 새 대통령으로 뽑혔다. 선거가 끝나고 열흘이 지났건만, 트럼프는 패배를 수용하지 않고 선거에서 이긴 건 자신이라고 우기며 정권을 넘겨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독단으로 유례없는 행보를 일삼던 그가 패배한 건 당연한 귀결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에만 몰두해 온 트럼프는 자신이 한 짓이 모두 미국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건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밑의 국무장관인 폼페이오는 내년 1월일 28일 트럼프 2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고 한다. 그 대통령에 딱 어울리는 장관이다.

미국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 보인 트럼프의 언행과 통치행위를 보며 유럽과 세계 모든 나라가 경악했다. 어려서부터 목적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으로 살아 온 그에게 세계 최강의 힘을 가진 대통령 자리는 자칫 어린아이 손에 칼을 들려준 일처럼 불안한 것이었다. 다행스럽게 임기가 끝나가지만, 남은 70여일 안에 도 무슨 짓을 벌려 세상을 놀라게 할지 모른다.

미국의 대선을 보며 멀지 않아 우리도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 대통령이 트럼프 같은 행동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탄핵안이 나와도 12번 나왔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국보다는 훨씬 좋은 제도와 국민들의 생각이 바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반도 채 남지 않은 그때에 우리가 선택할 좋은 후보가 나올 수 있을지.

이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는 좀 더 섬세하고 흔들리지 않는 충심으로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묵은 틀에서 벗어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가진 그럼 인물이 정말 어려워질 시대의 앞자리에서 핸들을 잡아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어려운 시대를 이끄는 힘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있지 않을까 한다. 트럼프처럼 힘과 이익만을 내세우는 인물이 아니어야 하고 높낮이를 가지지 않고 살피는 마음을 가진 그런 좋은 지도자를 찾아 앞세우는 지혜를 국민 모두가 지니기를 희망한다.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대통령 자리가 바로 한국대통령일 것이다. 2022년에 국운이 창성하여 좋은 이가 뽑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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