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열어주는 소방출동로, 골든타임 확보
시민이 열어주는 소방출동로, 골든타임 확보
  • 전주일보
  • 승인 2020.10.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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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의 길목이다. 30년 넘는 세월을 소방공무원으로 살다보니 차가운 바람이 불기시작하면 화재위험성이 높아지는 시기가 왔음에 몸이 긴장을 한다.

화재현장에서의 진압 및 구조, 구급활동을 위한 골든타임은 5분 이내로 진행되어야 한다. 골든타임(Golden Time)이란, 재난 징후 인지 또는 발생 시점부터 생명 보전과 재난 확산 제어를 위해 대응해야하는 한계시간으로 화재·구조·구급 활동의 골든타임 확보는 재난현장의 치명적인 위해 요인를 제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출동 방해, 주·정차 등의 문제로 인해 화재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지연되어 대형화재로 번지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경기 의정부시에 발생한 아파트 화재,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모두 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피해를 키운 대형 참사는 시민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동시에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에 시민이 열어주는 소방출동로 확보는 골든타임 확보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소방차량이 출동시에는 △교차로에서는 교차로를 피해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로 이동 후 일시정지 △일방통행로·편도 1차선 도로에서는 오른쪽 가장자리에 일시정지 △편도 2차선 도로에서는 긴급차량이 1차선으로, 일반차량은 2차선으로 양보해야 한다.

또 편도 3차선 도로 이상일 경우 긴급차량이 2차선으로, 일반차량이 1, 3차선으로 양보하고 횡단보도에서는 초록불이더라도 보행자가 잠시 멈춰야 한다.

소방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는 경우 소방기본법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며, 긴급자동차가 접근할 때 진로를 양보하지 않으면 도로교통법에 의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히 야간에 화재, 구조, 구급출동을 하는 장소가 아파트인 경우에는 난감한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주차장과 소방차전용구역까지 빼곡이 들어 선 차량은 소방차량의 부서가 관건이다.

아파트 단지 내 통로 폭은 보통 4m이상이지만 소방차의 폭은 2.5m이며 굴절차나 고가사다리차를 전개할려면 아웃트리거를 설치하는데 공간이 5.5m 이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아파트 통로에서는 불법 주정차로 인해 고가사다리차나 굴절차를 전개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렇지만 시민들 스스로 소방출동로에 대해 중요성을 인식해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간다면 이 작은 행동으로 시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요란한 싸이렌 소리와 함께 촌각을 다투며 소방차가 재난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5분 이내에 화재현장에 도착해야만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소방통로가 반드시 확보돼야 할 이유이다. 소방출동로는 누군가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기 위한 '생명의 도로'다.

당장 손에 잡히고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 보이지만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소방차 출동로 확보와 안전문화 정착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기대해 본다.

/양상규 김제소방서 방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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