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파도 '전기차'
초대형 파도 '전기차'
  • 전주일보
  • 승인 2020.07.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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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이강일 /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로 인해 전기차가 부상하고 있다. 기후 위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을 포함한 지구 생명체 대부분을 멸종으로 몰고 가는 극히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이다. 정치, 경제, 사회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대멸종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이 웬만한 환경단체보다 더 강력하게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대안은 전기차로 수렴한다. 그것도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굴러가는 전기차 말이다. 지난 5월 ‘블럼버그 NEF’라는 데서 의미있는 보고서가 나왔다. 2040년까지 전기차는 전세계 승용차 판매의 58%, 전체 차량 판매의 31%를 차지할 거라고 전망했다. 버스는 67%, 이륜차는 46%, 경상용차는 24%가 전기차로 대체할 거라고 예측했다. 

 최근 벤츠의 나라 독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부양책의 일환으로 신차 구매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테슬라에 유리한 정책을 채택하였다. 독일 자동차 업계가 요구한 내연기관 자동차 구매 지원금을 완전히 폐지하고 대신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대폭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미국의 테슬라였고, 두 번째가 프랑스 르노였다. BMW와 벤츠는 각각 3위와 11위에 머물렀다. 독일이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BMW와 벤츠가 아닌 테슬라에 더 유리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이유도 기후변화 문제를 더 중요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지난 7월 14일에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 기후 변화는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그린 경제’로의 전환을 보다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만여대에 있는 전기차를 22년에 43만대, 25년도에 113만대까지 확대하는 그린 모빌리티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전기차가 친환경, 저렴한 유지 비용,  쉬운 운전 조작, 정숙성, 내구성 등의 장점이 있지만 비싼 차량가격,  짧은 항속거리, 긴 충전시간, 적은 충전소 등의 단점들도 많아 소비자들이 전기차 선택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터리 관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배터리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차량 가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또한 그린(Green) 정책을 통해 정부와 지방지자체에서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뿐 아니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까지 수요가 확대되어 친환경적이면서 가성비가 뛰어난 좋은 전기 자동차를 구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기차에서 가장 핫한 기업이 위에서 언급한 미국의 테슬라이다. 테슬라는 에너지 모빌리티 환경 변화를 선도하면서 모빌리티 산업의 체인저로 나서고 있다.

벤츠, BMW, 렉서스 등 쟁쟁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을 제치고 전기차 하나로 세계를 제패했다.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 전기차 부문 점유율이 20.7%로 전세계 76개국에 판매된 전기차 4대중 1대가 Made in TESLA이다. 인기가 높다보니 주문하면 수개월씩 걸린다. 올해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지 10년이 된 테슬라는 7월 들어 시가총액이 2,000억을 넘어서면서 종전 1위였던 일본 도요타를 제쳤다.(※ 테슬라는 단순 전기차 제조 기업 보다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기업으로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음)  연간 10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도요타를 50만대 생산하는 테슬라가 세계 제1의 자동차 기업으로 우뚝 솟은 것이다.

테슬라는 한국 시장에서도 전기차 판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상반기 판매된 테슬라 전기차는 7,079대인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3% 성장했다. 테슬라는 2017년 6월 처음 국내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한 이후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 1만399대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2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7월 초 테슬라 CEO인 일론가 트위터에서“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러나 그 전에 베를린 공장과 미국의 두 번째 공장을 먼저 완성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공장인 ‘기가팩토리’가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테슬라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 생산기지를 신설하거나 확장하고 있다. 2021년까지 연간 10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외신들은 머스크가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을 유력 후보지로 꼽았다.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배터리 업체들이 있고,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잘 갖춰져 있고, 전기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많고, 동남아시아 등 신시장 물류 거점 활용도가 높다는 점들을 고려할 때 한국은 일본보다 훌륭한 후보지가 될 수 있다.

테슬라 공장이 한국에 들어서면 한국의 전기차 생태계, 전기차를 넘어 한국의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체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를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북이 관심을 가지고 투자 유치에 적극 도전해 볼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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