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기업의 위기와 기회
전통기업의 위기와 기회
  • 전주일보
  • 승인 2020.06.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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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 일/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이 강 일/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의 113년 전통의 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Niemanmacus)가 파산신청을 했다.

또한 미국 2위 렌터카 업체이자 102년 역사를 자랑하는 허츠(Hertz)가 파산보호신청을 했으며, 미국 중저가 백화점체인 JC페니(JC Penny), 중저가 의류 브랜드 제이크루(J Crew)등 많은 전통기업들이 파산했다.

반대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은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바이러스 위험 때문에 소비자들이 집에 머물면서 온라인을 이용한 주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로나19 시대 승자는 온라인 유통업체라는 말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에선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유통산업 분야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더 이상 경쟁 관계에 있지 않고 온라인 업체가 완전히 따돌렸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은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다졌다고 하겠다.

하지만 아마존 시대를 맞아 미국에서는 전통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폐업을 선언하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오프라인 전자제품 판매업체 ‘베스트바이(BestBuy)’가 지난 수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해서 눈길을 끈다.

지금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지만, 한때 아마존 폭풍은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도 피해 갈 수 없었다. 2012년에는 심각한 적자를 냈고 28년 동안 회사를 운영하며 고졸 성공신화를 써내려갔던 브라이언 던 CEO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렇다면, 베스트바이는 어떻게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성장의 궤도로 진입할 수 있었을까? 

베스트바이는 ‘아마존이 못하는 것’에 집중했다. 먼저, 아마존의 강점인 파괴적 가격과 경쟁하기 위해 제품의 판매가격을 온라인 최저가에 맞췄다. 그로 인한 이익손실은 효율적인 운영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해결했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을 픽업 장소로 활용하고 방문객들에게는 온라인에서 줄 수 없는 체험이 가능하도록 숍인숍(shop in shop)으로 변화시켰다. 또, 아마존에는 없는 ‘사람‘을 적극 활용했다.

기기에 능숙한 전문가들이 고객의 집으로 방문해 제품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맞춤형 상담을 해주는 방문 서비스 ‘긱 스쿼드(Geek Squad, 굳이 번역하자면 괴짜 팀) ’를 도입했다.

또한 웹사이트, 모바일 등 다양한 고객채널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해 디지털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했다. 디지털을 활용해 체질 개선에 성공한 베스트바이는 생존은 물론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게 된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의 트렌드를 정확히 포착한 아마존과 같이 디지털을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며 파이를 차지하는 기업들로 인해 전통적인 기업들은 위협을 받으며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지경에 처했다.

아마존의 시대가 도래하고 수많은 업체들이 사장된 암울한 상황에서도 생존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기업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최신 IT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사업과 업무 절차를 혁신하는 기업 경영의 디지털화)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대외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재정적으로나 인력면에서 열악하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특히 중소기업은 CEO의 의지가 중요하다.

사내 주니어 직원 1명이라도 지정하여 국내 및 해외의 비슷한 유형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보유 기술을 연구하면서, 순차적으로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견기업ㆍ대기업의 경우 사내 전담팀을 구성하여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디지털 기업으로 지속적으로 전환하면 된다. 이 때 스타트업과 공동으로 오픈 이노베이션(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수행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매우 커지고 변하는 크기와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포스트코로나 이후 뉴노멀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산업의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나 기존 플레이어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고 새로운 기회(비즈니스)가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공존한다고 보고 있다. 적응을 잘 하는 국가나 기업ㆍ개인과 못하는 국가나 기업ㆍ개인과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전통기업들에게는 큰 위기가 온 셈이다.

한편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되었다. K-방역, K-푸드 등의 여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네임밸류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회는 잠깐 열린 것으로 생각한다. 이 좋은 기회를 중국, 인도에 빼앗기면 안된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디지털로 혁신하고, 선도적으로 투자하여, 기술의 변화, 사회 변화를 이끌어 앞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가 왔을 때 현실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긍정적인 관점에서 더 크게 발전할 계기로 삼고, 새로운 전환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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